AI(인공지능) 업계 대장주 엔비디아가 26일(현지시간) 분기실적을 발표하는 가운데 매출 같은 수익 지표 외에도 살펴야 할 변수가 여럿 주목된다.
엔비디아는 이날 오후 미국 정규장 거래 마감 직후 2027회계연도 2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한국시간으로는 27일 오전 5시30분 전후로 예상된다.
24일 인베스팅에 따르면 전문가 예측치는 매출액 919억달러(126조5800억원), 주당순이익률(EPS) 2.08달러다. 2026회계연도 2분기 전문가 예측치는 매출 461억달러(63조4900억원), EPS는 주당 1.01달러였고 실제 매출액은 매출 467억 달러(64조3200억원), EPS 1.04달러로 어닝서프라이즈였다.
2026회계연도 1분기를 제외하면 엔비디아의 실적은 2023회계연도 4분기부터 계속 시장 예측치를 뛰어넘었다. 그러나 실적 발표 후 주가가 항상 오른 것은 아니었다. 특히 2026회계연도 2분기부터 최근 4개 분기 동안 실적 발표 직후 주가는 줄곧 하락 마감했다. 더스트리트 등 증권 전문 매체들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26일 실적 발표 후 주가가 약세를 면치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물론 엔비디아 주가가 저평가됐으며 상승 여력이 충분다는 데에는 큰 이견이 없다. 인베스팅이 집계한 전문가들의 목표 주가 평균치는 주당 304.73달러로 현재보다 42% 가량 높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증권은 350달러를 목표로 제시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시장의 실적 기대치는 물론 여러 조건이 만족돼야 엔비디아 주가가 본격적으로 힘을 받을 것으로 본다. 전문가들은 △올해 하반기 출시되는 AI 칩셋 베라·루빈에 대한 세부 정보 △매출총이익률 같은 이익 지표 △AI 인프라 과잉 투자· 순환식 투자 우려에 대한 설명 등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앞서 엔비디아의 현재 최신 칩셋인 그레이스·블렉웰의 경우 설계 결함 문제로 양산이 지연됐다.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오라클 등 초대형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하이퍼스케일러 기업들의 AI 칩셋 수요가 매우 높은 상황에서 베라·루빈까지 양산 지연 문제를 겪는다면 엔비디아에 상당한 악재가 된다.
메모리 반도체 수요 폭증으로 인한 가격 상승도 변수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데이터센터 구축 기업들은 하이퍼스케일러 고객사들에게 내년 초부터 출하되는 엔비디아 서버 가격이 최대 15% 오를 수 있다는 통지를 보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이 생산하는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급등하자 이 반도체로 AI 칩을 만드는 엔비디아가 결국 가격 인상에 나선 것.
블룸버그는 애플, 퀄컴에 이어 엔비디아까지 가격을 올렸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메모리 반도체 제조 기업들이 얼마나 큰 협상력을 갖고 있는지 보여준다"고 평했다. 매출에서 매출원가를 제외한 매출총이익률이 75%에 이를 정도로 엔비디아는 높은 마진을 남기고 있는데, 메모리 반도체 가격 인상 때문에 마진률이 줄어들 수 있다.
가장 주목할 것은 AI 인프라 과잉 투자·순환식 투자 우려에 대한 설명이다. 엔비디아는 AI 인프라 구축에 천문학적인 액수를 투자하고 있는데 수익을 낼 수 있는 투자인지, 언제쯤 수익을 낼 수 있는 것인지 등을 두고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오픈AI, 소프트뱅크 같은 엔비디아 고객사들이 엔비디아 투자를 받아 돈줄을 엔비디아 제품을 판매하는 순환 금융도 문제라는 지적도 끊이지 않는다. 특히 엔비디아는 아폴로·블랙록·블랙스톤·브룩필드·골드만삭스·KKR 등 월가 6개 금융사와 손잡고 5000억달러(688조7000억원) 규모 AI 인프라 구축 자금 조달망을 구축한다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엔비디아 칩셋을 구매할 여력이 되지 않는 고객들을 위해 엔비디아가 월가 대출을 주선한다는 내용인데, 엔비디아 칩 수요가 떨어질 경우 위험이 금융시장 전반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