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유엔 연설…AI 고점론·속도조절론 누른 기술주 랠리, 지속될까[오미주]

권성희 기자
2026.09.22 16:32

[오늘 주목되는 미국 주식시장]

나스닥지수 약 4개월만에 사상최고가/그래픽=이지혜

미국 증시가 21일(현지시간) 기술주 주도로 상승했다. 두 달 가까이 이어온 횡보에서 벗어나 랠리를 지속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유엔 총회, 美-이란 협상 계기 될까

이날 증시 강세는 이번주 예정된 유엔 총회 일정과 오는 24일 미중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가 큰 몫을 했다. 우선 이번주 유엔 총회 기간에 미국과 이란간 대화의 계기가 마련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며 국제 유가가 10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미국의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지난주 5%선에서 4.951%로 낮아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0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이번주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 총회 기간에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과 만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아마도 가능성이 열려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23일에 각각 유엔 총회에서 연설한다.

미중 정상회담, AI 의제에 쏠린 눈

이번주 미중 정상회담에서 AI(인공지능)가 주요 의제로 다뤄질 것이란 소식은 반도체주를 비롯한 AI 수혜주들을 끌어올렸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21일 CNBC 인터뷰를 통해 전날 허리펑 중국 부총리와 회담에서 미중 AI 대화를 공식화하고 AI와 관련한 안전사고가 발생할 경우 양국이 서로 통보하고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연락 채널을 구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미중 양측이 오는 11월10일 만료되는 무역 휴전을 연장할 것이란 기대도 증시에 훈풍이 됐다. 다만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21일 블룸버그TV와 인터뷰에서 "(미중) 양측 모두 (무역 휴전) 연장을 원한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연장 합의가 미중 정상회담이 열리는 "이번주에 발표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후티 반군이 공격을 자제하도록 중국이 이란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미중 정상회담에서 미국과 이란 사이의 중재자로서 중국의 역할에도 관심이 쏠린다.

프리덤 캐피털 마켓츠의 수석 시장전략가 제이 우즈는 "외교적 움직임이 유가와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완화시킬 수 있는 반면 (이란과) 추가적인 긴장 고조나 중동 지역의 수출 차질은 유가를 끌어올리고 소비자들의 부담을 가중시키며 연방준비제도(연준)의 다음 행보를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21일 시장에서 투자자들이 가장 관심을 두는 포인트는 기술주 상승세의 지속 여부다. 이날 나스닥지수는 지난 6월2일 이후 거의 4개월만에 종가 기준 사상최고가를 경신했다. 매그니피센트 7 종목에 투자하는 라운드힐 매그니피센트 7 ETF(MAGS)는 지난 5월14일 이후 4개월여만에 종가 기준 사상최고가를 기록했다.

AI 속도 조절≠투자 시이클 둔화

올 여름 내내 AI 성장이 조만간 둔화될 것이란 AI 고점론이 투심을 억누르고 최근엔 안전을 위해 AI 개발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제기됐지만 시장의 초점은 다시 AI 투자가 계속되며 호황이 이어질 것이란 낙관론으로 옮겨가고 있다.

특히 이날 반도체주와 소프트웨어주의 동반 랠리도 주목됐다. 올해 대부분의 기간 동안 반도체주와 소프트웨어주는 반도체주가 오르면 소프트웨어주가 떨어지는 식으로 엇갈린 모습을 보여왔다. 하지만 21일엔 두 업종이 함께 오르며 기술주 전반으로 상승세가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프랭클린 에쿼티의 포트폴리오 매니저 조너선 커티스는 "AI 개발 속도를 조절한다고 해서 반드시 투자 사이클이 둔화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다만 최첨단 AI 개발은 계속되겠지만 더 많은 자원이 AI 정렬(alignment)과 평가, 사이버보안, 모니터링, 기타 안전 인프라에 투입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중, AI 합의 가능성은 낮아

다만 오는 24일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에서 AI 개발과 관련한 안전 문제에 대해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은 낮다. 22V 리서치의 마이클 허슨은 "AI가 미중 양국간 지정학적 경쟁에서 차지하는 역할을 고려하면 양국이 합의해 AI 모델 개발 속도를 늦추는 것은 현실적으로 이뤄지기 어렵다"고 밝혔다.

내셔널와이드의 수석 시장전략가인 마크 해킷은 이번 미중 정상회담에서 AI 문제를 포함해 전반적으로 큰 진전이 이뤄질 것이란 기대가 낮다며 투자자들이 미중 정상회담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도 "이번주에 다른 특별한 일정이 없기 때문"이라고 봤다.

그는 "이번주에는 주목할 만한 실적 발표가 사실상 전무하고 시장을 크게 움직일 수 있는 경제지표도 없다"며 "이번주 증시는 뚜렷한 촉매제가 없는 가운데 건전한 횡보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AI 속도 늦출 변수는 금리 상승

반면 래퍼 텡글러 인베스트먼츠의 최고경영자(CEO) 겸 최고투자책임자(CIO)인 낸시 텡글러는 "AI는 여러 산업의 기업들에 의해 빠르게 도입되고 있다"며 "AI라는 요정은 다시 병 속으로 들어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중 정상회담에서 AI 안전과 관련한 합의나 AI 속도조절론 등과 관계없이 AI 개발과 호황이 계속되며 AI 수혜주는 강세 행진을 이어갈 것이란 기대다.

AI의 발전 속도를 사실상 늦출 수 있는 것은 금리 상승뿐이라는 의견도 있다. 게이블 리서치의 윌 데니어는 "AI 인프라 붐에 대한 가장 큰 위협은 오히려 자본비용 상승"이라며 "자본비용이 추가로 올라갈 경우 전반적인 투자 둔화 가능성이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준의 통화 긴축은 자본의 실질 비용을 높이는 대표적인 압력 요인이다.

한편, 22일 트럼프 대통령의 유엔 총회 연설은 오전 9시30분~10시 사이에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오전 10시5분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 연설과 오후 1시 톰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의 연설도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과 관련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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