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미 사절단에 량원펑 딥시크 창업자와 양즈린 문샷AI 창업자 등 AI 인재가 포함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중국이 AI 핵심 인재의 해외 여행을 제한하는 등 이들을 국가 전략자산처럼 관리하기 시작해서란 이유에서다. 미중 AI 경쟁이 격화된 가운데 이들이 직접나서 미국과 의미있는 '딜'을 만들어낼 가능성이 낮다는 점도 고려사항이다. 반면 BYD와 CATL, 샤오미 등 현지 투자와 공급망 이슈가 관건인 기업의 방미 동행 가능성은 높다는 전망이 나와 대조를 이룬다.
2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월스트리트저널, 로이터 등의 보도를 종합하면 시 주석의 방미가 임박한 가운데 량원펑과 양즈린 등 중국의 AI 기술을 주도하는 기업의 핵심 인물은 수행단 명단에서 빠진 것으로 파악된다. 일단 중국 정부는 아직 공식적인 수행단 명단을 발표하지 않은 상태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다양한 해석을 내놓고 있다. 대표적인게 'AI 인재 보호'다. 천즈우 홍콩대 금융학 석좌교수는 SCMP를 통해 "그들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며 "현 시점에 이들이 방미길에 동행할 경우 곤란한 상황에 처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중국 싱크탱크 연구원은 "해외로 나갈 경우 예상하지 못한 위험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에 이들의 불참은 일종의 인재 보호 조치일 수 있다"고 했다.
중국이 실제로 AI 인재의 해외 활동 관리를 강화하기 시작한 움직임도 포착된다. 블룸버그는 지난 5월 중국이 딥시크와 알리바바 등 민간기업에서 첨단 AI 업무를 담당하는 창업자와 연구자, 임원 가운데 국가 전략상 중요성이 크다고 판단되는 인력에 대해 해외 출국 전 당국의 승인을 받도록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이 AI 핵심 인재를 사실상 국가 전략자산으로 관리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중국 AI 업계가 미국 측과의 접촉 자체를 제재 위험으로 인식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이를 뒷받침할 사례도 있다. 최근 미국 의회 산하 미중경제안보검토위원회(USCC)의 랜디 슈라이버 위원장은 중국 주요 AI 기업들이 지난 7월 방중한 USCC 대표단과의 면담을 거절했다고 밝혔다. 슈라이버 위원장에 따르면 중국 기업들은 미국의 대표적인 대중 강경 자문기구인 USCC 관계자들과 접촉할 경우 미국 정부의 수출통제 대상 명단에 오를 수 있단 점을 우려했다. 중국 입장에서 량원펑과 양즈린 등은 보호 필요성이 커진 인재인 셈이다
곧 열릴 미중 정상회담에서 AI 인재를 통해 중국이 얻을 수 있는 외교·사업적 실익 자체가 별로 없단 점도 고려사항이다. 양국간 AI 기술 경쟁이 격화된 가운데 최근 미국 일부 AI 기업은 최첨단 AI가 통제불능 상태에 빠질 위험을 제기하는 반면 중국은 이와 관련한 논의가 미국 주도의 새로운 기술통제로 연결될 가능성을 경계하는 분위기이기 때문이다. 프랑스 투자은행 나티시스의 알리시아 가르시아 에레로 아시아태평양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은 미국에서 거론되는 AI 속도조절론이 중국에선 필요치 않다고 보고있다"며 "시 주석이 AI 인재를 미국으로 데려가지 않을 명확한 이유"라고 말했다.
반면 BYD와 CATL, 샤오미 등 구체적 '딜'을 만들어낼 가능성이 높은 기업의 경영진은 수행단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세계 최대 배터리기업 CATL이 대표적이다. CATL은 미국 포드와 협력해 미시간주에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는 프로젝트에 기술을 제공하고 있다. 이 공장은 올해 가동 예정으로 미중 간 대표적인 산업 협력 사례로 꼽힌다. 다만 중국 기업과의 협력에 대한 미국 정치권과 지역사회의 반발도 이어지는 상태다.
컨설팅업체 앙쿠라의 알프레도 몬투파르-헬루 중국 담당 매니징디렉터는 "고위급 수행단 구성 자체가 양국 간 협의와 합의의 대상"이라며 "양국 의제에서 사업적 이해관계가 크거나 각종 규제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기업이 우선적으로 수행단 명단에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