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지금은 위대한 순간"…시진핑, "中·美 모두 위대한 국가"

베이징(중국)=안정준 특파원
2026.09.24 09:30
[앤드루스 합동기지=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23일(현지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 도착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부인 펑리위안 여사를 맞이하고 있다. 2026.09.23.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전용기편으로 워싱턴에 도착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초청에 따른 미국 국빈 방문 일정에 들어갔다.

관영 신화통신은 24일 시 주석과 부인 펑리위안 여사가 23일(현지시간) 워싱턴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도착하자 트럼프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이들을 따뜻하게 맞이했다고 보도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에서 시 주석과 펑리위안 여사를 맞이하게 돼 매우 기쁘고 이번 방문은 전 세계가 주목하는 방문"이라며 "시 주석은 위대한 지도자이며 지금은 위대한 순간"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 주석과 심도 있는 의견을 교환하고 양국 관계의 발전을 추진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트럼프도 시진핑도 "심도 있는 의견 교환"…정상회담 메시지는 '대화'

미국 어린이들은 시 주석과 펑 여사에게 꽃을 전달했다. 의장대가 레드카펫 양쪽에 도열했고 군악대가 중국과 미국의 국가를 연주했다. 현장에서는 21발의 예포가 발사됐으며 전투기가 상공을 비행했다.

차이치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겸 중앙판공청 주임과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 등 수행단도 시 주석과 같은 비행기로 워싱턴에 도착했다. 앞서 미국에 도착해 있던 허리펑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국무원 부총리와 셰펑 주미 중국대사도 공항에서 시 주석을 맞았다. 시 주석이 공항에서 숙소로 이동하는 길에는 화교와 중국인 유학생 대표들이 도로 양쪽에 모여 중국과 미국 국기를 흔들며 시 주석의 방문을 환영했다.

시 주석은 서면 연설을 통해 중국 인민을 대표해 미국 국민에게 인사를 전했다. 시 주석은 "중국과 미국은 모두 위대한 국가이며 중국 인민과 미국 국민 모두 위대하다"며 "양국 국민은 오랫동안 우호적으로 교류해왔고 양측의 이익은 깊이 융합돼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 로이터=뉴스1)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부인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가 23일(현지시간) 메릴랜드주 앤드류 합동기지에 도착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펑리위안 여사를 맞이하고 있다. 2026.9.23 ⓒ 로이터=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워싱턴 로이터=뉴스1)

이어 "양국은 경쟁자가 아니라 동반자가 돼야 한다"며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과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 만드는 것은 충분히 양립할 수 있으며 서로의 성취를 돕고 세계에 혜택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양국은 협력을 중심으로 하되 경쟁은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고, 이견은 통제 가능하며 평화를 기대할 수 있는 안정적인 관계를 만들어야 한다"며 "새로운 시대에 두 대국이 올바르게 공존하는 길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과 양국 관계 및 세계 정세에 관련된 중대한 문제에 대해 심도 있게 의견을 교환하고 양국 간 건설적인 전략적 안정 관계의 내용을 지속적으로 풍부하게 하며 양국의 교류와 협력 공간을 확대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시 주석의 미국 방문은 2023년 샌프란시스코 방문 이후 3년 만이다. 국가주석 취임 이후로는 여섯 번째 미국 방문이며 국빈방문은 2015년 이후 11년 만이다. 신화통신은 시 주석의 미국 방문 소식이 미국 사회에서도 큰 관심을 받고 있으며 워싱턴에서 뉴욕, 로스앤젤레스에서 샌프란시스코에 이르기까지 미국 각지 주민들이 시 주석의 방문을 환영한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고 전했다.

11년만의 美 국빈방문…신화통신, 한국경제 미칠 영향도 조명

신화통신은 '미중이 올바른 공존의 길을 찾는 것은 세계의 기대'라는 제목의 특집 기사를 통해 이번 시 주석의 방미에 대한 각국 인사들의 평가를 집중 소개했다.

특히 중국은 이번 방미를 양국 관계의 '건설적인 전략적 안정 관계'를 구체화하는 계기로 규정했다. 시 주석은 그동안 미중 관계의 원칙으로 '상호 존중, 평화 공존, 협력 상생'을 제시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취임한 이후 두 정상은 두 차례 정상회담을 가졌으며 여러 차례 전화 통화도 이어왔다. 신화통신은 이 같은 정상 간 지속적인 소통이 양국의 오판을 막고 갈등을 관리하는 안전판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전했다.

경제·통상 분야의 협력 필요성도 강조됐다. 에르베 아줄레 전 슈나이더일렉트릭 고위 임원은 신화통신을 통해 미중의 긴밀한 협력이 글로벌 경제와 산업 공급망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앤드루스 합동기지=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23일(현지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부인 펑리위안 여사와 함께 걷고 있다. 2026.09.23.

신화통신은 시 주석의 이번 방미가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도 조명했다. 류지원 원광대 한중관계연구원장은 신화통신에 "세계 양대 경제대국인 중국과 미국이 안정적인 경제·무역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한국에 매우 중요하다"며 미중 경제 관계 개선이 한국을 비롯한 다른 국가 기업들의 사업 기회를 확대하고 아시아·태평양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AI도 이번 정상외교에서 주목되는 협력 분야로 거론됐다. 양국 정상은 지난 5월 중국에서 열린 회담에서 AI 문제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정부 간 대화를 추진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창리캉 말레이시아 과학기술혁신부 장관은 양국간 AI 대화가 글로벌 AI 안전 기준과 윤리 원칙, 거버넌스 체계를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신화통신은 이번 방문의 의미가 양국 관계에 국한되지 않는다며 불확실성이 커진 국제 정세의 안정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하비에르 솔라나 전 유럽연합(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는 "미중이 글로벌 문제를 중심으로 이견을 적절히 관리하고 협력을 뒷받침하는 틀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며 "이는 양측의 외교적 소통을 일상화하고 돌발 상황과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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