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내 돈 빼서 옮긴다? '뱅크런' 경고...'뮤즈' 돌풍이 불러올 변화는

백소희 기자, 유효송 기자, 이찬종 기자
2026.09.30 06:30

[뮤즈, 구원의 여신일까] (종합)

대답만 하는 챗봇 잊어라…메타 '뮤즈' 써보니 구독정리·병원예약 척척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가 2026년 9월 2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멘로파크에 위치한 메타 커넥트 본사에서 열린 메타 커넥트 행사에서 뮤즈 참을 선보였다. /로이터=뉴스1

Q. 너(뮤즈)와 기존 AI 챗봇의 차이는 뭐지?

A . 챗GPT와 클로드가 질문에 답하는 챗봇이라면 저는 직접 손발로 일하는 비서에 가깝다고 보시면 돼요.

메타가 출시한 AI(인공지능) 비서 '뮤즈'에게 기존 AI 챗봇과 차이점을 묻자 이같이 답했다. 29일 기자가 앱을 설치한 후 구글클라우드 용량 관리를 주문하자, 뮤즈는 이용자의 사용 내역을 분석해 동영상 정리가 시급하다고 답했다. 이어 대용량 동영상을 10개 제시한 후 '어떤 걸 지울까요?'라고 기자에게 물었다.

뮤즈는 지난 8일 출시된 후 2주 만에 미국 양대 어플리케이션 마켓 무료 앱 부분에서 1위를 차지했다. 출시 15일 기준 누적 다운로드 수는 300만건을 돌파하며 같은 기간 경쟁사들의 수치를 앞질렀다. 기존 범용 대규모언어모델(LLM)과 달리 "중요한 메일만 추려줘" "치과 예약 일정 잡아줘" 같은 구체적 할 일을 수행하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외부 앱을 연동하면 예약·구매·결제까지 가능하다.

AI비서 뮤즈 앱 다운로드 수와 특징/그래픽=윤선정

이용자들은 기존 AI챗봇보다 편하다는 호평을 쏟아냈다. 구독 관리 기능은 특히 주목을 받고 있다. 은행·신용카드 명세서에 접근권을 부여하면 잊고 있던 구독 서비스를 찾아내고 해지를 도와주는 식이다. 뮤즈로 보험사와 병원비 이의 신청에 성공한 사례도 나왔다. 션 루소 리솔츠 웰스 매니지먼트 애널리스트는 카드를 연동해서 이사 트럭·병원 예약 등 심부름부터 지출 패턴 분석 등을 금융 비서 역할까지 맡겼다고 CNBC에 전했다.

여행 계획도 기존 AI보다 더 잘 수행한다는 평가다. 다른 이용자는 관광지 목록만 나열해주는 기존 AI와 달리 장소 간 동선을 구글 지도에 바로 옮겨줬다고 전했다. 이메일 접근 권한을 부여하니 출국 일정을 미리 파악하고 첫날 밤 일정을 먼저 제안하는 등 능동적인 모습도 보였다. 19년 간 사용자경험(UX) 분야에서 일한 제이 에스케나지는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번거로운 일정 조율을 사람이 수천 시간 들여야 가능한 수준으로 정리해준다"고 평가했다.

뮤즈는 2주 만에 2000개 이상의 앱과 연동됐다. 다만 현재 미국·캐나다에만 출시된 상태다. 국내에서 이용하려면 VPN(가상사설망)으로 국가 설정을 우회해야 한다.

◇AI비서 경쟁 촉발…수익성·보안 숙제

이번 출시로 메타 주가는 한 달 동안 30% 상승했다. 단 AI비서 분야에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면서 최근 메타 주가는 주춤했다. 메타는 지난 25일 3.3% 하락한 데 이어 28일 4.8% 떨어졌다. 아직 수익 모델이 뚜렷하지 않다는 우려가 발목을 잡았다. 메타는 뮤즈에 광고를 도입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미국 정보기술(IT) 매체 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이용자가 뮤즈에 악성 웹사이트 링크를 입력하고 접근을 허용할 경우, 외부 공격자가 이용자의 이메일 계정 등 개인정보에 접근할 수 있다는 문제점이 발견됐다. 아마존은 이용약관 위반을 이유로 뮤즈의 자사 사이트 접근을 차단했다. 반면 월마트 등 유통업체와 전자상거래 플랫폼 쇼피파이는 뮤즈와 연동한다.

메타는 뮤즈에 전화 걸기 기능을 추가했고 인간 상담원이 대신 전화를 거는 '인간 컨시어지' 기능을 테스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뮤즈를 통해 행사를 주관하고 초대장을 돌리는 일도 맡길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뮤즈의 최대 경쟁자로 꼽히는 AI비서 '인스팅트'를 개발한 스타트업 스피어 스트리트 테크놀로지는 최근 투자 라운드에서 기업가치를 100억달러(약 13조 7000억원)로 평가받았다. AI비서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반영했다는 평가다. 인스팅트는 온라인 예약을 받지 않는 식당이나 치과 예약을 돕는 '프리미엄 서비스'도 제공한다.

닉 존스 BNP 파리바 애널리스트는 "앞으로 투자자들은 구글이나 오픈AI 같은 대형 플랫폼에서 출시될 가능성이 높은 경쟁 소비자용 AI비서에 주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여기 금리 너무 낮네" AI가 내 예금 옮긴다…은행 뒤흔들 '뱅크런' 경고

서울 중구 KEB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화와 위안화 지폐를 점검하고 있다.

인공지능(AI) 에이전트가 더 높은 금리를 찾아 소비자의 예금을 대신 옮겨주는 시대가 오면 새로운 형태의 '뱅크런'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2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 마켓워치 등에 따르면 토르스텐 슬록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에이전트 뱅크런이 오는가'라는 분석 자료에서 AI 에이전트가 금융시스템에 새로운 위험이 될 수 있다며 이같이 경고했다.

미국 당좌예금의 전국 평균 금리는 약 0.1%지만 일부 핀테크와 온라인 금융상품은 연 3.3~5%의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메타의 개인 AI 에이전트 뮤즈(Muse)와 비슷한 서비스가 머지않아 가계의 현금을 연 0.1% 수준의 입출금계좌에서 3.3~5.0%의 금리를 주는 계좌로 자동 이동시키는 것이 일반화될 수 있다.

AI가 더 높은 수익률을 찾아 예금을 자동으로 옮기면 은행의 저금리 예금이 빠르게 빠져나가는 셈이다. 슬록 이코노미스트는 은행이 위험하다고 판단한 예금자들이 한꺼번에 돈을 빼는 전통적인 뱅크런에 빗대 이런 상황을 '에이전트 뱅크런'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모든 가구가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AI 에이전트를 사용한다면 은행들은 대출 재원으로 활용하는 저원가 예금의 상당 부분을 잃을 수 있다"며 "이는 전체 금융시스템의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은행에서 예금은 단순히 고객이 맡긴 돈에 그치지 않는다. 은행은 비교적 낮은 금리로 조달한 예금을 대출에 활용하고 예금금리와 대출금리의 차이에서 수익을 낸다. 마켓워치는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자료를 토대로 미국 은행권의 거래계좌 규모가 약 8조3000억달러(약 1경1273조8900억원)에 이른다고 전했다. 전체 예금 가운데 약 20%는 이자를 전혀 지급하지 않는 계좌다.

AI가 높은 금리를 찾아 예금을 대거 이동시키면 은행들은 고객을 붙잡기 위해 더 높은 예금금리를 제시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 약 10조 달러 규모의 예금에 지급하는 금리를 높인다고 단순 가정할 경우 연간 2000억~3000억달러의 추가 비용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은행들이 지난해 벌어들인 전체 이익 2960억달러와 비슷한 규모다.

미국 은행들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금리가 급격히 오르면서 비슷한 유형의 비용 충격을 경험했다. 실리콘밸리은행(SVB) 등 일부 은행이 무너졌지만 대부분은 예금금리와 대출 구조를 조정하며 대응했다.

마켓워치는 이보다 충격이 컸던 과거 사례로 1980년대 미국의 저축대부조합(S&L) 위기도 언급했다. 당시 S&L은 주로 장기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을 해주고 예금으로 자금을 조달했는데, 1970년대 말부터 시장금리가 급등했다. 예금을 붙잡으려면 더 높은 금리를 줘야 했지만 기존 주택담보대출에서 받는 이자는 낮은 수준에 묶여 손실이 커졌고, 이후 규제 완화 속에 위험한 대출까지 늘면서 부실이 확대됐다.

'에이전트 뱅크런'이 실제로 나타날지는 AI 에이전트가 가계 금융 활동에 얼마나 빠르게 확산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에브라힘 푸나왈라 뱅크오브아메리카 애널리스트는 "챗봇은 고객에게 현재 받는 금리가 낮다고 알려줄 수 있지만 에이전트는 남는 자금을 찾아내고 수익률을 비교한 뒤 실제 행동까지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메타 '뮤즈 AI' 돌풍, 한국까지 덮칠까?…네카오 '안방 사수' 특명

저커버그./사진=뉴시스
메타·네이버·카카오 AI 에이전트 비교/그래픽=최헌정

메타의 AI 에이전트 '뮤즈'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말 한마디에 여행 계획을 짜고 숙소를 예약한다. 필요한 물품을 찾아 주문·결제도 한다. 국내 대표 IT 기업 네이버(NAVER)와 카카오는 '안방 사수'라는 특명을 받았다.

뮤즈의 장점은 '대중성'이다. 그간 오픈AI와 앤트로픽이 내놓은 AI 에이전트가 프로그램 제작이나 문서 작성, 자료조사 등 지시한 업무를 수행하는 부하직원이었다면 뮤즈는 쇼핑, 예약 등 일상 속 할 일을 대신하는 개인 비서다. 왓츠앱, 인스타그램 등 메타의 자사 서비스가 연동돼 이용자의 취향이나 특성을 반영할 수도 있다.

업계는 뮤즈가 빠르게 한국 시장을 잠식하면 국내 기업의 설 자리가 좁아질 것이란 우려를 내놨다. 구글플레이와 애플 앱 스토어가 양분한 앱 마켓 시장이 예시다. 국내 메신저와 포털 시장은 각각 카카오와 네이버라는 토종 기업이 지켰지만, 앱 마켓 시장에는 경쟁력 있는 국내 서비스가 없었다. 이 때문에 국내 기업들은 십수년간 매출의 최대 30%를 구글과 애플에 수수료로 지급했다.

특히 플랫폼은 AI 에이전트가 고도화되면서 소비자와의 접점을 뺏길 우려도 있다. 플랫폼은 소비자와 공급자를 연결하고 수수료를 받는 방식으로 운영되는데 AI 에이전트가 소비자의 지시를 직접 이행하면서 그 자리를 꿰찰 것이란 소리다. 뮤즈 출시 후 금융사, 여행 플랫폼 등의 주가가 급락한 것도 이 때문이다.

국내 플랫폼도 AI 에이전트를 내놓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 2월 '쇼핑 AI 에이전트' 출시를 시작으로 지난 3월 'AI 국민비서', 지난 6월 'AI탭', 지난 17일 '플레이스 에이전트' 등 AI 에이전트를 지속적으로 출시했다. 쇼핑 AI 에이전트는 네이버플러스스토어 앱에서 이용자의 찜·장바구니 목록, 검색 이력 등에 바탕해 먼저 상품을 제안하는 기능이다.

카카오는 지난 3월 정식 출시한 '카나나 인 카카오톡'이 대표적이다. 이용자의 카카오톡 대화를 읽고 필요한 순간 먼저 말을 거는 개인 비서 같은 AI다. 카카오는 카나나 인 카카오톡을 발전시켜 뮤즈와 유사한 기능을 구현하는 게 목표다. 다음 달 13~14일 개최하는 카카오의 개발자 컨퍼런스 '이프 카카오'에서 개발 현황, 방향 등이 공개될 전망이다.

관건은 '생태계 조성'이다. 아무리 똑똑한 AI 에이전트라도 외부 쇼핑몰이나 예약 플랫폼이 접근을 차단하면 이용자의 지시를 실제 행동으로 완료할 수 없어서다. 최근 쇼핑 플랫폼 아마존이 뮤즈의 자사 사이트 접근을 차단한 것이 예시다.

네이버와 카카오의 강점은 쇼핑, 지도, 예약, 결제, 검색 등 다양한 서비스를 이미 갖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더해 카카오가 카카오톡에 쿠팡이츠 연동을 추진 중이듯 외부 기업과의 협업 가능성도 있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2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카카오는 일상에서 이용 빈도가 높은 분야부터 에이전틱 AI의 제안과 추천이 실제 행동으로 연결되는 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해 다양한 파트너와 협업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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