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욱일기는 되고 대만 국기는 반입 안 돼"…아시안게임 기준 왜?

유효송 기자
2026.09.30 11:29
26일 대만-일본전을 앞두고 경기장 입구에 걸린 공지문/사진=X 캡쳐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대만을 상징하는 응원 도구는 금지된 반면, 일본 욱일기는 반입을 금지하지 않으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30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지난 26일 열린 대만-중국 야구 경기 7회말, 대만을 응원하던 한 관객이 '대만(Taiwan)'이라고 적힌 수건을 꺼내 흔들려 하자 경기장 스태프가 이를 제지했다. 대회 운영 측은 이것이 금지 사항인 '정치적 주장'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2024년 파리올림픽에서도 'Taiwan'이라고 적힌 수건이 경비원에 의해 몰수된 바 있다.

반면 욱일기를 둘러싼 대응은 정반대로 흘렀다. 대회 조직위원회는 아이치현 오카자키 중앙종합공원 야구장에서 열린 대만-일본 슈퍼라운드 경기에서 처음엔 욱일기와 대만 국기 '청천백일만지홍기' 모두 반입 금지 대상으로 안내했다. 그러나 이 안내 표지가 엑스(X) 등 소셜미디어에 퍼지고 일본 내 반발이 거세지자, 안내판은 하루 만에 철거됐다.

욱일기는 일본이 태평양전쟁을 비롯해 아시아 각국을 침략할 당시 앞세운 깃발로, 아시아 여러 국가들에겐 군국주의·제국주의의 잔재로 여겨진다.

대회 조직위는 홈페이지에 올린 사과문에서 "욱일기를 예시로 들며 '해당 깃발은 반입할 수 없다'고 안내하는 부적절한 게시물을 부착했다"며 "대회에서는 '참가국 이외의 국기'를 내거는 행위를 금지 사항으로 안내하고 있으나 욱일기는 당연히 반입 금지 대상이 아니다"라고 썼다.

그러면서 "현장의 잘못된 인식으로 인해 게시된 것으로, 관람객에게 불쾌감을 드린 점 깊이 사과드린다"며 "욱일기 취급과 관련하여 모든 경기장에 내용을 다시 한번 철저히 주지시키고 향후 이와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대만 국기 금지와 관련한 내용은 언급하지 않은 채 욱일기는 '국기'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금지 대상이 아니란 설명이다.

일본 언론에서는 대만이 국제 스포츠 대회에서 '대만'이나 '중화민국' 명의를 인정받지 못하고 '차이니즈 타이페이'라는 명칭으로만 참가해온 관행에서 비롯된 일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중국이 '대만'의 국제대회 참가를 문제 삼아 1958년 국제올림픽위원회(IOC)를 탈퇴했다. 20여년 후인 1979년 나고야에서 열린 IOC 이사회가 대만올림픽위원회에 '차이니즈 타이페이'로 명칭을 바꾸고 국기를 쓰지 않도록 요구하는 이른바 '나고야 결의'를 채택했다.

그러나 지금까지도 '대만'이라는 명칭으로 참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목소리는 적지 않다. 2018년에는 도쿄 올림픽에 '대만' 명의로 참가를 신청할지 여부를 묻는 주민투표가 실시되기도 했으나 "선수들의 올림픽 참가가 불가능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찬성표가 과반수에 미치지 못했다.

대만 내에서는 자국 상징에 대해 제재를 가하자 거부감이 터져 나온다. 장완안 타이베이 시장은 지난 27일 소셜미디어(SNS)에 "'Taiwan'은 우리의 고향이자 이름이며 정치적 금기가 아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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