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해자 7명 중 '한국 학생'도…美 코넬대 집단 성폭행 의혹 재수사

조유진 기자
2026.09.30 16:51

美 성폭력법 허점 논란

미국 코넬대학교./출처=AP

2024년 미국 명문대 코넬대학교에서 발생한 집단 성폭행 의혹 사건이 뉴욕주 성폭력 관련 법을 둘러싼 논란으로 번졌다.

29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피해자는 2024년 코넬대에 재학하던 중 남학생 사교클럽 '카이 파이'(Chi Phi) 기숙사에서 사교클럽 회원들이 제공한 술과 약물로 몸을 가누지 못하는 상태에서 회원 7명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그러나 당시 사건을 맡았던 톰킨스 카운티 지방검사 매튜 밴 하우튼은 해당 사건을 형사 기소하지 않았다. 밴 하우튼 검사는 당시 피해자의 진술에 강제적인 음주나 약물 투여, 물리적 강제, 의식불명 상태에 대한 내용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후 피해자는 약 2년 만인 지난 16일 코넬대와 당시 남학생 7명 등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소장에는 사교클럽 회원들이 스냅챗 단체 대화방에서 다른 학생들에게 가담을 권유한 정황이 담긴 메시지 사진과 당시 상황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도 포함됐다.

이번 소송은 SNS를 통해 널리 알려지면서 파문을 일으켰다. SNS에는 피소된 학생 7명의 이름도 공개된 상태다. 여기에는 한국 학생 1명(이씨)도 포함됐다.

당시 검찰의 부실 수사도 도마에 올랐다. 검찰은 이번 소송 제기를 계기로 사건을 재검토해 관련 증거를 대배심에 제출할 예정이다. 미국 대배심은 검찰이 제시한 증거를 토대로 정식 기소할 만한 상당한 근거가 있는지를 판단한다.

캐시 호철 뉴욕주지사도 검찰의 수사 재개를 지지했다. 아울러 "코넬대의 사건 대응이 학생 보호와 정의 실현을 위한 의무를 다했는지 외부 법률 전문가가 독립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미국 내 자발적 음주와 성폭력 처벌을 둘러싼 법적 허점도 지적된다. AP통신에 따르면 뉴욕을 포함한 19개 주가 피해자가 자신도 모르게 또는 동의 없이 약물이나 술을 복용해 취한 경우에만 정신적 무능력 상태로 인정하는 성폭력 관련 법을 두고 있다. 미네소타는 2021년, 미시간은 2023년, 텍사스는 2025년 관련 법을 바꿔 자발적·비자발적 취함을 구별하지 않는 방향으로 수정했다.

미국의 최대 반성폭력 단체 라인(RAINN)의 공공 정책 담당 부회장 스테판 터크하이머는 이런 현행법 조항에 대해 "노골적으로 피해자를 비난하는 법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법이 "자발적인 음주로 동의 능력을 잃은 피해 사건에 대해 검찰이 기소를 추진하기를 꺼리게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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