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현지시간) 실시된 중남미 최대 경제국 브라질의 대통령 선거 1차 투표에서 친트럼프 성향의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자유당(PL) 후보가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현 대통령을 꺾고 1위에 올랐다. 다만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서 최종 승자는 오는 25일 결선 투표에서 가려질 예정이다.
브라질 고등선거법원(TSE)에 따르면 이날 실시된 브라질 대선 1차 투표에서 보우소나루 후보는 득표율 47.05%로, 45.14%를 얻은 노동자당(PT)의 룰라 대통령을 제치고 1위를 기록했다. 투표 직전 여론조사에서 룰라 대통령이 1~3%포인트 차이로 우세할 거란 예상을 뒤집는 결과다. 하지만 과반 득표에는 실패해 보우소나루와 룰라는 결선 투표에서 다시 맞붙게 된다. 브라질 대선은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 후보가 없으면 득표율 1위와 2위 후보가 결선 투표를 치른다. 이 때문에 1차 투표에서 탈락한 후보 지지층의 이동과 투표 참여 여부가 중요하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아들로 유명한 보우소나루 후보는 결선 투표 확정 후 "결과에 만족한다. 브라질은 룰라의 노동자당 시대의 종말과 변화를 원한다"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룰라는 "1차 투표에서 승리할 것으로 확신했었다"며 "내일부터 새로운 선거 운동을 시작할 것이고, 브라질을 위한 정책 차이를 확실하게 보여줄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외신과 전문가들은 보우소나루가 여론조사 예상을 뒤집고 1차 투표 1위를 기록한 것에 주목하며 결선에서도 그의 승리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브라질 싱크탱크 이가라페 연구소의 로버트 무가 공동 창립자는 "여론조사 결과가 크게 벗어났다"며 "현재 결선 투표 여론조사에서 보우소나루와 룰라가 초접전을 보이고 있지만, 1차 결과를 감안하면 (결선 여론조사에서도) 보우소나루의 지지율이 실제보다 저평가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짚었다.
1차 투표 직전 실시된 결선 투표 여론조사에서 보우소나루와 룰라는 초접전 양상을 보였다. 다타폴랴 조사에선 룰라가 지지율 47%로 보우소나루(46%)를 1%포인트 앞섰다. 반면 콰에스트 조사에서 보우소나루의 지지율은 44%로, 룰라(42%)보다 2%포인트로 높았다.
시장 역시 보우소나루의 승리를 기대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투자자들은 보우소나루가 갈수록 커지는 재정적자와 공공부채 위기를 억제할 가능성이 더 높은 후보라고 평가하며 지지하고 있다"며 "보우소나루의 선전은 브라질 자산 가격을 크게 끌어올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MSX 인베스트·크리보 캐피털의 마르쿠 사라발레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보우소나루가 당선되면 경제 개혁안 통과, 더 건전한 재정 정책 수립 등이 이뤄져 브라질 경제 성장 촉진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보우소나루 승리 시 중남미 내 우파 흐름이 강화하는 동시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영향력이 크게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산드라 보르다 구스만 안데스대 정치학과 교수는 "이번 선거에서 극우 세력이 승리한다면 (브라질은) 국가 자율성 확보 대신 미국의 지시에 무조건 따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선 보우소나루의 예상외 선전은 그에 대한 강력한 지지보다 룰라에 대한 반대표에 따른 것으로 결선에선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본다. 정치분석가 라파엘 파베티는 로이터에 "'룰라 반대표'는 지금 당장 보우소나루에게 유리하겠지만, 결선 투표에서 보우소나루에 대한 추가적인 지지율 상승 여력은 오히려 줄어들 것"이라며 "이는 1차 투표에서 이미 선반영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