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다닌 직장 잃고 폐품 줍던 70대..."몰랐던 통장에 8400만원이"

이재윤 기자
2026.10.06 10:25
연금 계좌에 8000만원 가량의 돈이 있다는 걸 모른 채, 21년간 폐품을 주워 생계를 이어온 중국의 70대 남성의 사연이 화제다./사진=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화면 갈무리.

연금 계좌에 8000만원 가량의 돈이 있다는 걸 모른 채 21년간 폐품을 주워 생계를 이어온 중국의 70대 남성의 사연이 화제다.

5일(현지 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중국 후난성 창더에 사는 71세 루모씨는 지난달 말 사회구조기관 직원으로부터 자신의 연금 계좌와 연결된 사회보장카드를 전달받았다.

루씨는 자신의 계좌에 있는 금액을 보고 깜짝 놀랐다. 카드에 쌓여 있던 돈은 42만4204위안(한화 약 8400만원). 자신이 연금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조차 몰랐던 루씨는 잔액을 확인한 뒤 눈물을 흘렸다. 그는 현지 매체에 "기쁜 마음은 말할 것도 없다. 이런 일이 생길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며 "사회구조기관과 관련 정부 부처의 도움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루씨는 과거 후난성 주저우의 국유기업에서 30년 넘게 일했다. 회사가 문을 닫으면서 직장을 잃은 뒤 퇴직 보상금마저 모두 써버렸고 경제적 어려움과 친척들과의 갈등이 겹치면서 폐품을 주워 생활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세월은 21년이 흘렀다.

루씨의 삶에 변화가 찾아온 것은 2024년이었다. 창더시 사회구조사무센터 직원들이 겨울철 취약계층을 돕는 활동을 하던 중 폐건물 등에서 생활하던 그를 발견했다. 처음에는 자존심과 경계심 때문에 보호시설 입소를 거부했다. 직원들은 매주 루씨를 찾아가 생필품을 전달하며 관계를 이어갔고, 수개월 뒤에야 그의 신원 정보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뜻밖의 사실이 드러났다. 루씨는 자신이 직장을 그만둔 뒤에도 별도로 사회보험료를 계속 납부해야 연금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경제적 형편 때문에 보험료를 내지 못한 그는 아예 연금을 포기한 채 살아왔다. 하지만 관계기관이 과거 근무 기록을 확인한 결과 루씨는 이미 연금을 받을 자격을 갖추고 있었다.

30년 넘게 국유기업에서 근무하는 동안 사회보험 관련 기록이 남아 있었고, 2015년부터 연금을 받을 수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매달 받을 수 있는 연금은 약 3700위안(약 74만원)이다. 그동안 받지 않은 연금 등이 쌓이면서 금액은 42만위안을 넘어섰다. 관계기관은 루씨의 신원을 확인한 뒤 주저우와 창더 등 관계 기관을 오가며 필요한 서류를 보완하고 연금 수급 절차를 진행했다. 지난달 24일 마침내 연금이 들어 있는 사회보장카드가 루씨에게 전달됐다.

휴대전화조차 없이 지내온 루씨는 오랫동안 사회와 사실상 단절된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생각지도 않았던 돈을 갖게 된 루씨는 자신을 도와준 여동생과 친척들에게 일부를 갚고, 과거 생긴 빚을 정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나머지 돈은 노후 생활을 위해 남겨둘 예정이다. 현재는 창더에서 거주할 집을 알아보고 있다.

사연이 알려지자 중국 누리꾼들은 "21년 동안 받아야 할 돈을 모르고 살았다니 안타깝다", "끝까지 도운 사회복지 담당자들이 대단하다", "이제라도 편안하게 노후를 보냈으면 좋겠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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