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네브래스카주의 유세 현장에서 면세 경유의 사용 확대를 골자로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날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지시로 면세 경유에 적용되던 비도로용 요건이 면제된다"며 "농업 부문 및 일부 비도로용 차량에서 사용하는 적색 착색 경유를 누구나 구입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행정명령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재무장관에게 "올해 남은 기간 도로용으로 사용되는 착색 경유에 부과되는 연방 소비세의 납부를 이자나 벌금 없이 유예할 것"을 지시했다. 더불어 유예된 세금을 납부할 의무를 완전히 없앨 방안을 모색토록 했다. 이와 함께 미 농무장관에게는 "수요가 높은 지역에서 농민들이 착색 경유를 원활히 이용할 수 있도록 보장"할 것을 지시했다. 올해 연말까지 도로 위를 달리는 트럭이나 차들도 이 싼 면세유를 쓸 수 있도록 허용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 같은 행정명령에 서명한 까닭은 이란 전쟁 이후 치솟은 경유 가격이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위험 요소로 떠올라서다. 특히 경유는 농기계 등 산업에 많이 쓰이는데, 농촌 유권자들은 공화당의 주요 지지 기반이기도 하다. 공화당은 현재 상·하원에서 모두 근소한 차이로 과반을 유지하고 있다.
화물 운송에 필수적인 경유 가격은 이란 및 우크라이나전쟁 여파로 상승해왔다. 지정학적 위험으로 중동과 러시아의 정유시설이 공격받은 것도 경유 가격 상승의 원인이다. 지난달 기준 경유 가격은 갤런당 약 6.50달러까지 치솟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경유 가격을 잡기 위해 유럽 등 해외로 나가는 미국산 경유 수출 금지를 검토한 바 있다. 주요 7개국(G7)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압박 이후 지난주 1억배럴의 정제 경유를 방출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한편 로이터·입소스 여론조사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최근 역대 최저치인 32%를 기록했다. 미국인들은 미국의 대이란 전쟁으로 인한 휘발유 및 경유 가격 폭등이 촉발한 높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