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내역 공개한 부부 위기"...1100만원 시계, 미용시술에 펑펑

이소은 기자
2026.10.08 09:31
돈 문제로 다툴 일이 없다고 여겼던 부부 사이도 소비 습관을 공유했다가는 참사를 맞닥뜨릴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평소 돈 문제로 다툴 일이 없다고 생각했던 부부와 연인들도 서로의 소비 내역을 확인한 뒤 예상치 못한 갈등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가디언은 최근 부부와 연인 5쌍에게 일주일간 각자의 지출 내역을 기록하게 한 뒤 이를 서로 공개하도록 한 기획 기사를 보도했다. 그 결과 평소 알지 못했던 상대방의 소비를 확인하고 놀라거나 불만을 드러내는 사례가 잇따랐다.

가장 눈길을 끈 사례는 런던에 거주하는 제이크와 라이언 커플이었다. 고급 시계를 좋아하는 제이크는 5800파운드(약 1100만원)짜리 명품 시계를 무이자 할부로 구입했다. 두 사람은 입양을 준비하며 함께 돈을 모으던 중이었다.

라이언은 제이크가 사전에 상의하지 않고 고가의 시계를 구입한 데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우리는 아이를 위한 자금을 모으기로 했다"며 "제이크가 나만큼 입양을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제이크는 주택담보대출과 생활비, 저축을 모두 부담하고 있다며 자신을 위한 소비까지 포기할 필요는 없다고 맞섰다.

노샘프턴에 사는 레이첼과 코조 커플은 서로의 소비 내역을 통해 평소 인식하지 못했던 지출을 확인했다.

레이첼은 미용 시술과 약값 등을 포함해 일주일 동안 1260파운드(약 224만원)를 썼다. 이 중 피부 시술과 보톡스, 필러 등에 들어간 비용만 675파운드(약 120만원)에 달했다.

코조는 예상보다 비싼 미용 시술 비용에 놀랐고, 레이첼에게 약 2500파운드(약 445만원)의 신용카드 빚이 있다는 사실도 처음 알게 됐다.

레이첼은 자신의 소비가 건강과 외모 관리에 필요한 비용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코조는 "그 돈 일부를 주방 확장 공사에 쓸 수도 있었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레이첼 역시 코조가 가족에게 숨긴 채 일주일에 약 25파운드를 담배에 쓰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는 흡연하면서 189파운드짜리 건강관리 시계를 구입한 코조의 소비를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금액보다 숨겨진 지출이 문제가 되거나 소득 격차에 따른 갈등도 나타났다.

브라이턴에 사는 게리와 마사 부부는 각각 처리를 미뤄 금액이 불어난 과속 벌금과 250파운드짜리 명품 가방 구매를 두고 불만을 드러냈다. 브리스틀의 케이틀린은 남편 재스퍼가 한 번에 354파운드어치의 옷을 구입한 사실에 놀랐고, 바르셀로나의 라라와 맥스 커플은 소득 차이와 서로 다른 소비 기준으로 갈등을 겪었다.

이번 기획은 가까운 사이라도 돈을 쓰는 방식까지 비슷하지는 않다는 점을 보여줬다.

평소에는 각자의 소비를 일일이 따지지 않더라도, 서로 어떤 지출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정도는 알고 있어야 예상치 못한 갈등을 줄일 수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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