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여자가 널 유혹? 넘어가지 마"…오픈AI '산업스파이' 경계령

이재윤 기자
2026.10.19 15:18
미국 인공지능(AI) 기업 오픈AI가 직원들에게 '산업스파이 주의보'를 내렸다. 회사 측은 온라인에서의 성적 유혹부터 일상적인 대화 뿐만 아니라 오프라인 공간에서 까지 경계할 것을 당부했다. 자료사진./보스턴=AP/뉴시스

미국 인공지능(AI) 기업 오픈AI가 직원들에게 '산업스파이 주의보'를 내렸다. 회사 측은 온라인에서의 성적 유혹부터 일상적인 대화 뿐만 아니라 오프라인 공간에서 까지 경계할 것을 당부했다.

15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오픈AI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산업스파이의 다양한 접근 수법을 소개하는 보안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회사 측은 카페에서 대화를 엿듣거나 금전을 대가로 내부 정보를 요구하는 것은 물론 연애나 성적 관계를 이용해 접근하는 이른바 '허니트랩(Honey Trap)'도 경계할 것을 당부했다. 심지어 아이와 함께 공원에 나와 친근하게 말을 거는 낯선 사람도 잠재적인 스파이일 수 있다고 경고한다.

특히 직원들에게 사무실 밖에선 '오픈AI 로고가 새겨진 옷을 입지 말라'고 권고하고 있다. 소속 회사가 드러나는 것만으로도 산업스파이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대중교통에선 다른 사람이 노트북 화면을 엿보지 못하도록 주의하고, 회의가 끝난 뒤에는 화이트보드에 적힌 내용을 반드시 지우도록 안내한다. 이 같은 보안 조치는 최근 오픈AI 내부에 '도청 장치'가 발견되면서 더 주목받고 있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지난 9일 오픈AI 엔지니어인 사우디아라비아 국적 압둘라흐만 알포잔(35)을 체포했다. 그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오픈AI 사무실의 임원 회의실에 몰래 녹음 장치를 설치한 혐의를 받는다. 지난달 30일에는 오픈AI 회의실 TV 뒷면에 설치된 녹음 장치가 발견했다. 장치는 화장지로 감싸져 있었으며, 수사 당국은 알포잔이 이를 몰래 설치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실제 기업 기밀이 외부에 유출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외국 정부의 지시를 받아 범행했다는 사실도 밝혀지지 않았다. 알포잔 역시 산업스파이 혐의가 아닌 불법 통신 감청 관련 혐의로 기소됐다.

오픈AI가 이처럼 보안에 민감한 것은 최첨단 AI 모델의 경제적 가치가 급격히 높아졌기 때문이다. AI 기업들은 수십억 달러를 투자해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시키고 모델을 개발한다. 경쟁사가 내부 기술이나 학습 방법을 확보할 경우 막대한 연구개발 비용과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구글 클라우드 최고정보보안책임자(CISO)를 지낸 필 베너블스 발리스틱벤처스 파트너는 WSJ에 "소수의 최상위 AI 기업에 막대한 가치가 집중되면서 이들이 다른 기업보다 산업스파이의 표적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그는 기초 AI 모델을 학습시키는 데 필요한 자원과 비용이 막대하기 때문에 그만큼 모델의 가치도 높아진다고 강조했다.

보안 위협은 오픈AI만의 문제가 아니다. WSJ에 따르면 다른 주요 AI 기업들도 직원들에게 외부 인물이 회사 기밀을 노릴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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