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프로축구 2부리그 경기 도중 골키퍼와 충돌한 선수가 결국 숨진 가운데 사고를 일으킨 골키퍼에게 징계를 넘어 형사 처벌을 내려야 한다는 비판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
골키퍼와 충돌 후 사망…현장엔 가족도 있었다
CD 테네리페의 공격수 헤수스 데 미겔은 지난 2일(현지 시간) 테네리페 헬리오도로 로드리게스 로페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테네리페와 FC 안도라의 경기 도중 상대 골키퍼 헤수스 오워노와 충돌한 뒤 숨졌다.
사고는 양 팀이 2-2로 맞선 후반 추가시간 7분쯤 발생했다. 역습 상황에서 데 미겔이 하프라인을 넘어 상대 골문을 향해 돌진하자 오워노가 이를 저지하기 위해 골문을 비우고 달려 나왔다.
이 과정에서 오워노는 무릎으로 데 미겔의 가슴 부위를 강하게 가격했고, 주먹으로 얼굴까지 때린 것으로 전해졌다. 심판은 오워노에게 레드카드를 꺼내 들었다.
충돌 직후 쓰러진 데 미겔은 의료진의 응급처치를 받은 뒤 병원으로 이송됐다. 구급차 안에서 심정지가 발생했으나 심폐소생술 끝에 심장 박동을 회복했다. 그러나 상태가 악화하면서 결국 숨을 거뒀다.
특히 사고 당시 관중석에서 데 미겔의 아내와 아이가 경기를 지켜보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축구계 추모 물결…메시·이강인도 애도
테네리페 구단은 공식 SNS(소셜미디어)를 통해 "가슴이 찢어질 듯한 슬픔에 잠겨 목이 멘다"며 "이 모든 일이 사실이라는 것을 믿을 수 없다는 심정으로 데 미겔이 세상을 떠났다는 비극적인 소식을 전한다"고 밝혔다.
펠리페 미냠브레스 테네리페 회장도 "우리 모두 무력감과 깊은 슬픔을 느끼고 있다.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조차 믿기 어렵다"며 "우리가 견뎌내야 할 엄청난 비극"이라고 애도했다.
스페인축구협회(RFEF)는 데 미겔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뒤 이날 예정됐던 코파 델 레이와 코파 데 라 레이나 경기를 모두 연기했다.
대한민국 대표팀 이강인도 SNS를 통해 추모에 동참했다. 과거 스페인 리그에서 활약한 리오넬 메시는 "할 수 있는 말이 없다. 유가족과 친구들에게 애도와 위로를 전한다. 평화롭게 쉬길 바란다"고 전했다.
징계 넘어 형사 처벌 가능성…쟁점은 '중과실' 여부
비극적 사건에 사고 당사자인 오워노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오워노가 유족에게 직접 연락해 사과하려 했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법적 책임을 요구하는 여론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스페인 매체 마르카는 스페인축구협회 규정 제102조를 근거로 협회 차원의 징계 가능성을 제기했다. 해당 규정은 경기 중 상대 선수에게 폭력적인 행위를 해 피해를 입히거나 심각한 부상을 초래한 경우 4~12경기 출전 정지 처분을 내릴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형사 처벌 가능성도 거론된다. 스페인 형법 제142조는 과실치사에 대한 처벌을 규정하고 있으며 중대한 과실이 인정될 경우 징역형이 내려질 수 있다.
다만 오워노의 형사 책임이 인정되려면 당시 상황에서 요구되는 주의 의무를 심각하게 위반했는지를 비롯해 충돌과 사망 사이에 법적 인과관계가 있는지, 사고를 예견하거나 피할 수 있었는지 등을 따져봐야 한다.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오워노는 현재 자신의 SNS 댓글창을 차단한 상태다.
한편 1996년생인 데 미겔은 2025~2026시즌을 앞두고 카스테욘에서 테네리페로 이적했으며 지난 시즌 11골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