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마약' 동일한 중독성…세계적으로 가장 짠 음식 3가지는?

김고금평 기자
2015.10.24 03:01

[따끈따끈 새책] '소금중독'…짠맛을 가리는 소금중독의 실체와 해법

천일염이냐, 정제염이냐. ‘소금중독’을 쓴 저자 김성권(서울대 신장내과 명예교수) 박사가 보기엔 둘 다 위험하다. 그는 “소금은 소금일 뿐”이라며 “중요한 건 질이 아닌 양의 문제”라고 정리한다.

소금(나트륨) 과다 섭취는 고혈압, 뇌졸중, 심혈관 질환, 만성콩팥병 등 만성질환을 유발하는 사망의 간접 원인으로 작용한다. 최근엔 소금이 혈관을 직접 공격함으로써 죽음에 이르게 하는 직접 원인이라는 사실까지 밝혀졌다.

우리가 짜게 먹지 말아야 한다는 정도는 ‘상식’으로 알고 있지만, 그 상식선에서 우리는 소금을 섭취하고 있을까.

한국은 국민의 80%가 짜게 먹고 있는 나라, OECD 국가 중 가장 짜게 먹는 소금천국의 나라로 평가받고 있다. 세계보건기구의 하루 권장 소금 섭취량은 5g이지만, 우리 국민은 12.5g로 2.5배를 섭취하고 있는 셈이다.

저자는 짠맛을 고속도로에 비유한다. 입으로 들어온 순간 맛봉오리부터 뇌피질까지 전달되는 속도가 너무 빠르기 때문. 쓴맛·단맛·신맛·감칠맛 등은 짠맛에 비하면 국도 또는 비포장도로에 불과하다.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소금의 고속도로를 마약이 무임승차한 것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소금과 마약의 중독성 기전은 동일하다.

저자가 펼치는 주장 중 가장 설득력 있게 다가오는 대목은 이렇다. 우리가 섭취하는 염도가 높은 음식 중 상당수가 바닷물만큼 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그런데 바닷물은 입에 들어가자마자 뱉을 정도로 거부감이 강한데, 음식은 왜 그렇지 않을까. 여기엔 ‘소금의 숨어있는 기능’이 한몫하고 있다.

기름에 소금을 녹여 조리하면 풍미는 좋아지면서 짠맛은 덜 느껴진다. 토마토 100g엔 나트륨이 5mg 들어있는데, 시중에 나온 토마토주스의 나트륨은 63mg이 들어가 13배나 증가한다. 토마토케첩을 만들면 100g당 2000mg이 들어가니, 원재료보다 무려 400배나 많아지는 셈이다.

과거 영양 부족을 해결한 식품가공산업계가 이젠 건강 악화의 주범으로 전락한 모양새랄까. 세계적으로 가장 짠 3가지 대표음식이 빵, 가공육(소시지·햄·어묵), 소스인 것도 이런 배경 때문이다.

지난 6월 미국 식품의약청(FDA)은 소금을 안전인정물질 목록에서 퇴출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소금이 사망을 유발하는 음식은 아니지만, 사망에 버금가는 위험 음식임을 인정한다는 뜻이다. 소금 섭취량은 하루 3.1g 이하일 때 위암 발병률이 최소화하며, 3.75g 이하일 때 고혈압에 이르지 않는다.

소금 섭취를 줄여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죽음 때문이 아니라 만성질환으로 인한 장애 때문이다. 2012년 통계청이 발표한 생명표에서 남자는 12년을 골골하면서 78세까지 살고, 여자는 18년을 골골하면서 84세까지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골골한 10, 20년의 주요 원인이 소금이라는 것을 간과할 수 없다는 얘기다.

저자는 “인간은 소금 한 톨 먹지 않아도 건강하게 살 수 있다. 우리 몸은 자연 그대로의 먹거리에 함유된 소금만 섭취해도 살아갈 수 있도록 진화했다”며 “20세기 깨끗한 물의 공급으로 인류의 수명이 2배 늘어난 것처럼, 21세기엔 싱겁게 먹기가 인류 수명을 3배 늘려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소금중독=김성권 지음. 북스코프 펴냄. 284쪽/1만6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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