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전 고대 로마에는 정보를 유포하는 정교한 체계가 있었다. 물론 종이, 인쇄기는 없었다. 대신 파피루스 두루마리에 편지나 문서를 써서 유통했다.
사람들은 파피루스에 담긴 문서를 복사해 유포하거나 댓글을 달아 공유했다. 정치인들은 끊임없이 편지를 주고받으며 정치 책략을 최신으로 갱신하거나 흥미로운 정보를 전달했고 자신의 평가와 의견을 제시했다. 어떤 편지는 여럿이 돌려 읽거나 대중이 보도록 붙여 놓기도 했다. 정치인들의 연설은 사본으로 제작돼 유포되어 실제 현장에 있던 사람보다 더 많은 사람이 연설을 읽을 수 있었다.
로마 정보 체계에서는 정보가 이 사람에게서 저 사람으로 순식간에 전달돼 먼 지역에서도 몇 주 만에 소식을 알 수 있었다. 요즘 인터넷 용어로 페이스북, 트위터 등과 같은 소셜 미디어 시스템인 것.
소셜 미디어 시스템이란 사회적 연결망을 통해 정보가 사람들에게 전달돼 논의나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환경을 말한다. 로마인의 소셜 미디어가 파피루스 두루마리와 심부름꾼이었다면 오늘날 수 많은 사람은 페이스북, 트위터, 블로그 등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해 똑같은 일을 더 쉽고 빠르게 해낸다. 두 소셜 미디어 형태는 2000년의 격차에도 기본 구조와 작동 방식이 많이 겹친다. 쌍방향의 대화형 환경, 정보의 수직적 하달이 아닌 수평적 전달 등의 공통된 특징이 있다는 점에서다.
19~20세기 매스미디어 시대를 거쳐 10년 전부터 새로운 소셜 미디어 시대가 이어지고 있다. 소셜 사이트 이용자는 14억명에 이르고 사람들이 매달 페이스북에 쓰는 시간은 약 3000조 분(60만년)이나 된다.
'소셜 미디어는 사람들이 생산적인 일을 못하도록 방해하는 시간 낭비일까. 새로운 형태의 소셜 미디어가 등장하면서 공론이 하찮아지고 조잡해졌을까. 혁명이 촉발되는 과정에서 소셜 미디어의 역할은 무엇일까…' 책은 소셜 미디어 시스템의 역사를 살펴보며 이 같은 질문들에 대한 답을 찾고 있다.
◇소셜 미디어 2000년=톰 스탠디지 지음. 노승영 옮김. 열린책들 펴냄. 408쪽/1만98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