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가 80%를 가졌다… 지구를 지배하는 도시 들여다보기

오진영 기자
2025.11.02 17:15

[이주의 MT문고]-'도시 관측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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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책사람집 제공

전세계 도시의 시가지 면적을 모두 합쳐도 지구 대륙의 3%에 불과하다. 이 3%는 인류의 56%를 품고 전세계 국내총생산(GDP)의 80%를 점유하고 있다. 대부분의 인간은 더 큰 도시, 더 나은 도시에서 살길 꿈꾸며 시골을 떠난다. 전 지구적인 도시화는 어쩌다 우리 사회의 트렌드가 됐을까. 수많은 인간이 몰려 살며 벌이는 범죄와 부의 독점은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도시 관측소'의 저자 김세훈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는 공간 생태계의 최상위 포식자인 도시를 잘 관측해야 문제가 해결된다고 주장한다. 천문학자들이 별을 관측하듯 도시가 어떻게 움직이며 무슨 기능을 수행하는지를 관측해야 도시가 낳는 사회 문제에 대비할 수 있다는 의미다. 훌륭한 관측자는 이 과정에서 부를 창출하고 자신의 가치도 높인다.

책은 수많은 사례로 구성됐다. 인구 11만에 불과한 케임브리지가 어떻게 세계의 바이오 허브가 됐는지, 인도 유니콘 기업의 3분의 1을 독차지한 벵갈루루의 특징은 무엇인지 등 읽을거리가 풍성하다. 뛰어난 도시가 주변 모든 것을 빨아들이며 더 뛰어난 도시로 성장한다는 '승자독식'의 예시로 제시한 판교 이야기도 재미있다.

책은 우리나라의 인구 감소 문제가 심각해진 지금이야말로 더 적은 인구로 많은 가치를 창출하는 방안을 논의할 때라고 주장한다. 대표적인 방법은 '축소 성장'이다. 도시의 규모가 작아지더라도 최소한의 활력을 유지하며 동일 자원 대비 생산성을 높이는 방식이다. 인구 충격을 완화하고 도시가 무너지지 않도록 돕는다.

다양한 현상을 세밀하게 관측했지만 통일된 논의를 제시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지는 못하다. 사회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다소 추상적이거나 원론적이라는 느낌을 주는 대목이 있다. 우리 도시의 성공 비결 분석은 많지만 실패 사례 분석은 적다는 점도 아쉽다. 외국인 유입, 다문화 포용 등 정책에 대한 국민 거부감을 의도적으로 배제한 듯한 느낌도 준다.

저자는 도시와 공간을 연구하는 도시 설계 전문가다.대통령 소속 국가건축정책위원회, 구로구 도시발전기본계획 등을 맡았으며 '도시에서 도시를 찾다', '서울도시계획사' 등의 책을 썼다. 도시설계연구실을 공동 운영하면서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부원장을 맡아 제자들을 길러내고 있다.

◇도시 관측소, 책사람집, 1만 9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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