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불교 문화의 정수를 담은 불화(불교 사상을 담은 그림)가 70여년만에 제자리로 돌아왔다. 세계적인 위상의 미국 메트로폴리탄미술관이 소장품을 반환하기로 결정한 데 따른 것으로, 양국 문화예술계 협력이 강화되고 있어 비슷한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국가유산청과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 속초시문화재제자리찾기위원회, 속초 신흥사는 14일 서울 마포구에서 '시왕도 반환 언론공개회'를 열었다. 시왕도는 한국전쟁 이후 미군정 시기 미군에 의해 반출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후 여러 소장자를 거쳐 메트로폴리탄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다 이번에 우리나라로 돌아오게 됐다.
시왕도는 불교의 사후세계관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사람이 죽게 되면 가는 저승에서 심판을 주관하는 10명의 대왕(시왕)을 그렸다. 속초 신흥사의 시왕도는 조선 정조 때인 1798년에 그려진 '제10오도전륜대왕도'다. 가로 91.4㎝, 세로 116.8㎝의 대형 불화다.
신흥사 명부전에 걸려 있던 시왕도는 예술적 가치와 종교적 중요성이 높다. 또 우리 문화유산의 반환 역사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차지한다. 위원회와 신흥사는 지난해 10월 미술관에 공식 반환 요청서를 제출했으며 지난 7월 협상에서 반환에 합의했다.
메트로폴리탄 미술관도 문화유산의 본래 의미를 찾는다는 취지에서 우리나라로의 반환에 적극 협력했다.
유산청과 재단, 위원회는 10점으로 구성된 시왕도 중 환수된 7점 외에 나머지 시왕도를 환수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2020년에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카운티미술관(LACMA)와의 협력으로 6점의 시왕도가 한국에 돌아왔지만 아직 3점의 시왕도가 해외에 남아 있다.
허민 유산청장은 "타국에 머물렀던 불화가 70년 만에 제자리로 돌아오게 된 것은 단순한 반환을 넘어 우리 문화의 정체성과 정신이 회복된다는 의미를 담았다"며 "오늘 이 성과가 해외에 나가 있는 더 많은 문화유산의 환수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