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남짓 남겨두고 있지만 빠른 시일 내에 장소 결정이 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천주교계 관계자)
내년 최대 100만명이 모이는 초대형 천주교 행사의 서울 개최를 앞두고 장소 선정에 대한 고민이 여전하다. 대부분의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 중이지만 대규모 지원이 필요한 장소 선정은 다른 종교계와 주민 반발 등 장애물을 넘어야 하기 때문이다.
28일 종교계에 따르면 서울 세계청년대회 조직위원회는 최근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의 본당(성당) 단위 조직위를 구성했다. 국내 천주교계를 대표하는 서울대교구 내 233개 본당이 준비를 할 수 있도록 돕는 조직이다. 대회 기간 레오 14세 교황을 비롯해 바티칸 교황청 관계자들과 각국의 신자들을 맞이하는 실질적 역할을 하므로 가장 중요한 준비 절차 중 하나다.
대회를 상징하는 수호 성인도 결정이 마무리됐다. 세계청년대회를 창설한 264대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를 포함해 성 프란체스카 사베리아 카브리니, 성 요세피나 바키타 등이 뽑혔다. 우리나라 최초의 사제인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도 이름을 올렸다. 천주교계 관계자는 "수호성인 선정은 교황청의 승인을 반드시 거쳐야 하는 절차로 바티칸과의 원활한 협력이 이뤄지고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남은 과제는 개최 장소다. 준비위는 내년 7월 교구대회(본대회 전 사전 행사)와 8월 대회 기간 서울에 약 50만~100만명이 모일 것으로 추산한다. 낮춰 잡아도 지난달 BTS(방탄소년단) 광화문 공연 관람객(하이브 추산 10만4000명)의 5배에 가까운 숫자가 한 곳에 모이는 셈이다. 준비위 관계자는 "많은 인파가 모이는 만큼 다각도에서 개최 장소를 신중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의 상황이나 주민들의 여론 등을 고려하면 후보지는 많지 않다. 총 41.5km의 한강공원과 43만평의 송파구 올림픽공원, 104만평의 마포구 월드컵공원 등으로 압축된다. 이 중 스포츠 경기가 열리는 상암 월드컵경기장이 있는 월드컵공원과 시민 불편 등 문제를 안고 있는 한강공원을 제외하면 올림픽공원이 유력하다. 다만 송파구와의 협의, 주민 반발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숙박시설도 문제다. 세계청년대회에 참여하는 주체가 대부분 청년층이기 때문에 통상 성당이나 가톨릭 신자들의 집을 이용하는 홈스테이를 이용한다. 그러나 성당 숫자 등 우리나라의 현황을 고려하면 모두 수용하기는 어렵다. 학교나 수련원, 공공시설을 이용하는 방안이 검토 중이지만 관련 부처와의 협력, 지원 예산 등도 걱정거리다.
다른 종교계의 반발도 변수다. 불교계·개신교계 등은 국가 차원의 서울청년대회 지원을 '종교 간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강한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다. 최근 서울의 학교시설과 582억원 규모의 예산을 투입할 수 있도록 한 서울시의회 조례안도 불교계의 반발을 넘지 못하고 결국 본회의에 상정되지 못했다. 당시 1인 시위, 조계종 차원의 반대 성명이 잇따랐다.
다른 종교계 관계자는 "신임 교황의 첫 방한이라는 중요성은 공감하지만, 다른 종교계의 항의가 점차 거세지고 있어 정부 지원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