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판녀' 박혜진의 새 '완판' 도전…"한국이 세계 오페라 이끈다"

오진영 기자
2026.07.05 08:30

[문화 人사이드]①박혜진 국립오페라단 단장 겸 예술감독

[편집자주] 연간 111조원(2025년 기준)을 수출하는 K컬처. 어느덧 세계를 거머쥔 K컬처의 얼굴들을 만나봅니다. 희망부터 미래 전망, 걸림돌 등 그들이 풀어놓는 풍성한 이야기들을 전해 드립니다.
박혜진 국립오페라단 단장 겸 예술감독. / 사진제공 = 국립오페라단

"저는 '완판녀'죠. 국립오페라단이 하는 공연도 모두 완판시켜 더 많은 분들께 오페라의 매력을 알리고 싶어요."

스타 성악가 박혜진은 '완판녀'로 통한다. 서울시오페라단 단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국공립 공연은 안 본다'는 편견을 깨고 3000석이 넘는 공연을 잇달아 매진시키는 성과를 내 붙은 별명이다. 지난 4월 국립오페라단 단장 겸 예술감독으로 취임할 때에도 국립오페라단의 굵직한 공연들을 '완판'시켜 주기를 바라는 안팎의 기대가 잇따랐다.

언뜻 부담이 될 수도 있는 시각이지만 박 단장은 오히려 오페라 저변을 넓힐 새 기회로 본다. 박 단장은 최근 국립오페라단 사무실에서 가진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저는 겁이 없는 사람"이라며 "제작을 경험한 성악가 출신이라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오페라가 특정 계층의 전유물이 아니라 이 시대의 문화로 자리잡게 만들고 싶다"고 웃었다.

박 단장이 꼽는 국립오페라단의 제1과제는 오페라 진입 장벽을 낮추는 것이다. 지난해 기준 클래식 티켓 예매액은 836억원으로 전체 공연 시장(1조7326억원)의 4.8%에 그쳤다. 이마저도 다른 클래식 공연을 합친 수치로, 오페라 단독으로는 비중이 더 줄어든다. 그는 "가장 보람을 느낄 때는 관객들이 객석을 꽉꽉 채워줄 때인데 (오페라단은) 아직은 부족하다"며 "진입 장벽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박 단장은 의욕적으로 새 콘텐츠를 선보이겠다는 구상이다. 내년 1월 개최하는 한·중·일 갈라 콘서트가 대표적이다. 중국과 일본의 유명 성악가들을 초청해 국내 관객들에게 선보이는 자리로, 오페라단이 3국 콘서트를 개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대한민국이 아시아 오페라를 선도하는 것이 목표"라며 "콘서트를 정기화하고 장차 이탈리아, 독일 등 세계적 강국과 협력하겠다"고 설명했다.

최취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왼쪽)이 6일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신임 박혜진 국립오페라단 단장 겸 예술감독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 = 문화체육관광부 /사진=(서울=뉴스1)

K오페라의 해외 진출을 위한 계획도 내놨다. 그는 우리나라가 세계적인 수준의 성악가들을 보유하고도 오페라의 기반이 약하다고 지적하며 더 무대를 많이 만들겠다고 분석했다. 진입 장벽을 낮춘 대중적인 공연도 확대한다. 박 단장은 "국립오페라단이 할 일은 더 많은 무대를 만드는 것"이라며 "지역의 문화 향유를 늘리기 위한 공연도 늘리고 시즌제로 대중적인 작품을 선보이는 것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악가 양성에 대한 열정도 드러냈다. 베를린의 세계적인 오페라단 '도이체 오퍼'와 협력해 신예들을 키우는 '영 아티스트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며, 장차 범위를 더 넓혀 나갈 계획이다. 그는 "어디 내놔도 손색이 없는 젊은 성악가들이 꿈을 접지 않게 해 주는 것이 나의 역할"이라며 "청년 성악가들을 더 많이 길러내 새 스타들을 국민들 앞에 선보이고 싶다"고 했다.

박 단장은 여느 때보다 오페라단에 국민적 이목이 쏠리는 이때 성과를 확실히 하기 위해 '숫자'로 보이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2200여석의 국립오페라극장 좌석 점유율부터 공연 횟수, 시장 규모 등 다양한 숫자들이 성과를 보여줄 수 있는 가장 좋은 지표다.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집'을 마련하겠다는 목표도 밝혔다. 국립오페라단은 아직 전용 극장이 없다.

박 단장은 "단순한 예술 기관을 넘어 전 세계에 대한민국의 오페라를 알리는 플랫폼이 되고 싶다"며 "모든 국민들에게 오페라가 '낯선 예술'이 아닌 풍요로운 삶의 일부분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테니 지켜봐 달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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