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유산 분야에서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이하 세계유산위)가 지난 19일부터 열흘간 부산에서 열린다. 세계 주요국들은 우리나라가 주도해 만든 선언문을 채택하고 세계유산 보존·관리를 위해 협력을 확대해 나가기로 뜻을 모은다.
20일 세계유산위는 '세계유산에 관한 부산 선언'을 컨센서스(합의) 방식으로 채택했다. 컨센서스 채택은 투표 없이 모든 참가국이 합의에 이르는 의사 결정 방식이다. 선언문은 우리나라의 주도 아래 21개 위원국과 세계유산위 3대 자문기구의 전문가들이 초안을 작성했다.
부산 선언에는 무력 분쟁이나 기후 변화 등 세계유산을 둘러싼 위기에 함께 대응하기 위한 협력 방안이 담겼다. 세계유산 협약의 5가지 전략 목표에 '협력'이라는 새 목표를 추가하고, 최초로 디지털 전환과 책임 논의를 공론화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세계유산위가 유산을 보호하기 위한 공식 선언을 채택한 것은 2021년 중국 푸저우에서 열린 제44차 위원회 이후 5년 만이다. 유산청 관계자는 "세계유산 관리에 있어서 '공동 책임'의 중요성과 각국 현장 관리자들의 역량 강화, 통합적 접근의 필요성 등을 복합적으로 다뤘다"고 설명했다.
세계유산위는 '부산 선언' 채택을 시작으로 여러 안건을 집중 논의할 예정이다. 이날부터 신규 세계유산 등재 후보 30건과 기존 세계유산 확장·수정 3건 등 안건을 심의한다. 기존 세계유산 147건의 보존·활용 상태도 집중 점검한다.
우리나라가 세계유산위를 개최하는 것은 세계유산 협약에 가입한 1988년 이후 38년 만에 처음이다. 동아시아에서는 일본·중국에 이어 3번째 개최국이 됐다. 칼레드 엘에나니 유네스코 사무총장과 라자르 엘룬두 아소모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장을 포함해 3000여명이 한국을 찾았다.
우리나라에서는 '한국의 갯벌'이 2단계 확장 등재를 노린다. 서천·고창·신안·보성-순천 등 4개 권역의 갯벌이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돼 있는데, 우리나라는 서산과 무안·고흥·여수 등 지역의 확대를 추진 중이다. 지난달 IUCN(국제자연보전연맹)이 확장 등재를 권고한 만큼 사실상 유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유산청은 세계유산위를 무대로 우리 유산의 가치를 알린다는 목표다. 35개 기관과 함께 개최국 공식 전시관인 '대한민국관'을 열고 특별 전시와 공연,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공식 홍보대사로는 국제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지드래곤을 위촉했다.
허민 유산청장은 "오늘날 인류의 소중한 유산을 위협하는 전례 없는 글로벌 위기가 닥쳤다"며 "이번 세계유산위가 지구촌의 협력을 다시 한번 강력하게 촉진하는 전환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