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억원을 호가하는 미술품들이 시장에 쏟아지는 '경매의 달' 7월을 맞아 대형 거래가 잇따른다. 주요 경매사들이 국내외 대작들을 연달아 선보이면서 성장하고 있는 미술 시장이 하반기에도 덩치가 불어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진다.
서울옥션은 21일 오후 4시 강남센터에서 컨템포러리 아트 세일을 열고 104개 작품의 경매를 개최했다. 낮은 추정가를 기준으로 해도 총액 65억여원의 대형 경매다. 현대 미술의 거장으로 꼽히는 데미언 허스트, 영국의 조각 거장 앤서니 카로, 아니쉬 카푸어 등 '거물'들의 작품이 잇따라 나왔다. 우리 미술계에서는 이배, 이우환, 김환기 등 대가의 작품이 출품됐다.
안팎의 이목이 쏠린 데이비드 호크니의 '포커스 무빙'은 시작 직전 출품이 취소됐다. 국내에는 처음 출품되는 포토그래픽 드로잉 작품으로, 최소 수십억원이 넘는 초고가에 거래될 것으로 관측됐다. 데이비드 호크니는 2018년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예술가의 초상'을 1019억원에 파는 등 가장 비싼 작가 중 한 사람으로 꼽힌다. '포커스 무빙'의 출품 취소도 해외 경매사·수집가들이 움직인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배 작가의 '불로부터'는 3억 2000만원에 팔려나갔다. 추정가 4억원에 이르는 이우환의 '코레스폰덴스'(서신)는 유찰(낙찰되지 않고 무효가 되는 것)됐다. 서울옥션 관계자는 "유찰된 작품은 이후 출품자에게 반환되거나 재경매 등의 절차를 거친다"고 설명했다.
오는 22일에도 케이옥션에서 대형 거래가 예정돼 있다. 일본 현대 미술을 상징하는 무라카미 타카시의 작품 'A Blue Sky! Like We Could Go On Forever!'(푸른 하늘! 우리가 언제까지나 갈 수 있는 것처럼)가 대표적이다. 애니메이션 '도라에몽'의 캐릭터를 캔버스에 그렸는데 시작가가 7억 2000만원이며 추정가는 최대 11억원이다. 이우환의 '조응'과 유영국의 '산'도 최대 8억원이라는 거액에 낙찰될 전망이다.
미술계는 7월 경매 실적이 점차 규모가 불어나고 있는 미술 시장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본다. 서울옥션의 상반기 온·오프라인 경매 낙찰총액은 643억여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0% 성장했으며 케이옥션도 지난해 전체 낙찰액(566억원)의 과반에 이르는 낙찰액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경매 플랫폼 관계자는 "대형 현대미술 작품뿐만 아니라 고미술, 근대 작품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거래가 고르게 늘고 있다"며 "7월 이후에도 대형 경매가 예정돼 있고 갤러리들의 직접 거래도 늘고 있는 만큼 올해 미술시장은 큰 폭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