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관광 산업에도 유니콘 기업이 있어야 해요. 이 행사가 그 마중물이 되어 줄 겁니다."(박성혁 한국관광공사 사장)
한국관광공사가 관광업계의 숙원인 '유니콘 기업'(기업가치가 10억 달러 이상인 비상장 스타트업) 키우기에 두 팔을 걷었다. 주요국들의 투자자들과 우리 스타트업을 잇는 역대급 규모의 행사를 개최하고 투자 유치에 뛰어들었다. 박성혁 사장은 직접 투자자들에게 '영업'을 뛰며 유니콘 육성에 대한 의지를 분명히 했다.
27일 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 21일~22일 이틀간 서울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2026 관광 글로벌 비즈니스 데이'에는 국내 80여개 스타트업과 미국·일본·베트남 등 6개국의 VC(벤처캐피탈) 관계자 등 270여명이 참석했다. 역대 최대 규모다. JETRO(일본무역진흥기구)와 NIA(태국국가혁신청) 등 주요국의 관련 단체 관계자도 현장을 찾아 우리 관광업계와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행사의 의의는 관광 스타트업에게 해외 진출의 발판을 만들어 주는 데에 있다. 특색 있는 콘텐츠를 갖고도 인프라가 부족해 사업화 기회를 놓치기 쉬운 중소기업이 직접 국내외에 자신을 알릴 기회를 제공하자는 취지다. 현장을 찾은 한 스타트업의 임원은 "해외 투자자들은 대부분 수십번씩 문을 두드려도 만나 주지도 않는다"며 "관광공사가 '보증하는' 자리에서는 반응부터가 다르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관광 유니콘 기업 탄생을 '꿈'이라고 수차례 언급해 온 박 사장의 열정도 남다르다. 이번 행사에도 쉴 틈 없이 스타트업, 투자자들과 교류하며 거래 성사를 위해 동분서주했다. 박 사장은 행사 후 머니투데이와 만나 "외국인 관광객 3000만명 달성을 위해서는 관광 기업 중에서도 유니콘 기업이 필요하다"며 "관광공사 차원에서 우리 스타트업을 알리고 해외 투자사들을 유치하려고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실질적인 성과로도 이어졌다. 행사에서는 우리 스타트업과 투자사 간 330여건 이상의 상담이 이뤄졌다. AI(인공지능)와 블록체인 기반의 디지털 신원인증·결제 인프라를 개발하는 '크로스허브'는 베트남 최대 규모 VC인 '띵크존벤처스'로부터 10만 달러(한화 약 1억 4000만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관광업계에서는 관광 스타트업의 경쟁력 향상이 관광 시장의 질적 향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올해 외국인 관광객이 2000만명을 돌파할 것이 확실시되는 등 규모가 점차 커지고 있지만 정작 이를 떠받칠 관광 기업은 대부분 영세하다는 우려 때문이다. 미국은 '포라', '에어비앤비' 등을, 캐나다는 '호퍼' 등이 글로벌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했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관광 유니콘이 1곳도 없다.
김관미 관광공사 관광기업지원실장은 "우수한 관광 스타트업을 발굴·육성하고 해외 투자 유치가 활발히 이뤄질 수 있도록 해외 테크 박람회 참가 지원 등 후속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