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서울시가 3981억원을 투자해 여의도와 이촌지역 한강변을 재정비한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일부 사업의 경우 규제에 묶여 사업진행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서울시와의 협업 사업이라는 점에서 규제완화를 검토할 예정이다.
25일 관련부처에 따르면 서울시가 도입하기로 한 수륙양용버스는 현재 자동차관리법과 선박법의 동시 적용을 받는다. 수륙양용버스가 자동차와 선박의 기능을 모두 갖췄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수륙양용버스를 등록하려면 이중으로 행정절차를 밟아야 한다.
운전면허도 이원화돼 있다. 수륙양용버스를 운전하려면 대형운전면허와 함께 해기사 자격증이 요구된다. 한 명이 운전하려면 두 자격증을 모두 갖춰야 한다. 안전검사 역시 2개 이상의 기관으로부터 받아야 한다. 전반적으로 행정절차가 번거로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나마 일부 규제완화가 반영된 게 이 정도다. 정부는 지난 2012년 '자동차 안전기준에 관한 규칙'을 마련하면서 수륙양용버스의 특례규정을 넣었다. 차체강도시험을 할 때 실제 전복시험 대신 시뮬레이션 방식으로 바꿔준 것. 1대당 10억원 가량인 수륙양용버스의 특징을 감안한 특례다.
지난 5월부터 인천 아라뱃길에서 수륙양용버스가 국내 최초로 상용화된 것도 이 같은 특례규정의 영향이다. 하지만 이 역시도 연간 10대 이하의 수륙양용차를 제작·조립하거나 수입하는 경우에만 한정된다. 11대 이상의 수륙양용차를 제작, 수입할 경우에는 파손이 불가피한 전복시험을 받아야 한다.
서울시가 2018년까지 한강에 수륙양용버스를 도입하기로 결정하는 등 최근 수요 증가를 감안하면 규제로 느껴질 수밖에 없다. 자동차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수륙양용버스의 경우 주로 관광목적으로 활용되기 때문에 수요가 급증하진 않을 것"이라며 "필요할 경우 규제완화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정부가 수륙양용버스 등 새로운 교통수단의 등장에 손을 놓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정부는 국토해양부 시절이던 지난 2010년 '복합교통수단의 등록 및 운행 등에 관한 법률안'을 마련해 국회에 제출했다. 복합교통수단에는 수륙양용차량과 바이모달트램(도로와 궤도를 동시에 주행하는 차량)이 포함됐다.
특히 관련법을 통해 복합형교통수단의 등록제도를 일원화하고 사업면허 제도도 도입하는 등 비교적 선제적으로 대응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미국의 경우 수륙양용차량을 자동차로 보고 관련법을 적용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여기서 더 나아가 새로운 법을 신설하려고 했지만,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폐기됐다.
수륙양용버스 외에도 서울시의 한강 재정비 사업에는 풀어야 할 과제들이 있다. 여의도 한강변에 설치되는 부두형 수상데크인 피어데크만 하더라도 하천법에 따른 규제를 풀어야 한다. 현재 하천법은 유수의 흐름에 방해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어 피어데크에 들어갈 레스토랑 등의 설치가 쉽지 않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정부가 서울시와 협업을 해서 한강을 재정비하기로 한 것은 이 같은 미비점들을 해결해나가기 위한 것"이라며 "보완작업이 이뤄질 수 있도록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