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정부의 첫 세제개편안이 국회 상임위원회 문턱을 넘었다. 막판까지 쟁점으로 남아있던 법인세와 교육세 인상과 관련해선 정부안을 국회 본회의에 올리기로 했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과세표준 구간별로 법인세율이 1%포인트(p)씩 오를 것으로 보인다. 금융회사 수익 1조원 초과분에 대한 교육세율은 0.5%에서 1%로 상향될 전망이다.
30일 국회에 따르면 기획재정위원회는 이날 조세소위원회와 전체회의를 열고 배당소득 분리과세를 비롯한 327개 예산부수법안을 의결했다.
법인세와 교육세 인상은 합의에 이르지 못했으나, 국민의힘이 별도 법안을 내지 않기로 하면서 사실상 정부안대로 처리될 전망이다. 이날까지 상임위 심사가 완료되지 않은 예산부수법안은 12월1일 정부안이 자동으로 국회 본회의에 상정되기 때문이다.
관련 세제개편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법인세는 과세표준별 △0~2억원 10% △2억~200억원 20% △200억~3000억원 22% △3000억원 초과 25% 등으로 세율이 올라간다. 윤석열정부가 과세표준별로 1%p씩 낮췄던 법인세율을 원상복구하는 것이다. 정부는 이를 '정상화'라고 표현했다.
이 과정에서 국민의힘은 물론 더불어민주당 일각에서도 이익이 적은 소상공인·중소기업까지도 법인세율을 올리는 것이 적절하냐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기재위 여당 간사인 정태호 민주당 의원은 "(국민의힘이) 양보를 했다고 볼 수 있다"며 "여야가 사실상 합의로 (세제개편안을) 완벽하게 통과시켰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향후 원내대표간 협상에서 추가 수정안으로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에 대해선 "예산부수법안은 합의가 돼 끝난 것"이라며 "법인세 (논의는) 이제 끝났다"고 설명했다.
금융사가 내는 교육세 인상안도 정부안대로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사들은 과거 수익금액의 1%를 영업세로 냈지만 부가가치세 도입으로 더 이상 영업세를 내지 않았다. 대신 0.5%의 단일세율로 교육세를 납부했다. 해당 교육세율은 1981년 이후 바뀌지 않았다. 정부는 금융사의 커진 덩치에 맞춰 교육세율을 올려야 한다며 수익금액 1조원 초과 과표구간을 신설해 해당 구간에는 세율 1%를 적용키로 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횡재세' 논란이 일기도 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세제 개편에 따라 추가적 교육세 부담을 지는 은행·증권·보험사는 60여 곳이다. 세수 효과는 약 1조3000억원으로 추정된다.
한편 이재명정부 첫 세제개편안이 정부안대로만 확정된 건 아니다. 배당소득 분리과세가 대표적이다. 당초 정부안은 3억원 초과 배당소득에 대해 35%의 세율을 적용하는 것을 골자로 했다. 하지만 여야는 국회 논의 과정에서 '3억원 초과~50억 이하'에 대한 세율을 25%로 정부안보다 낮추기로 했다. 또 50억원 초과 구간을 신설해 30%의 세율을 적용키로 했다.
이에 앞서 상장주식 양도소득세 부과기준 조정은 지난 9월 일찌감치 정부안이 철회됐다.
상장주식의 양도소득세는 대주주에게만 부과한다. 앞서 윤석열정부는 대주주 기준을 종목당 10억원에서 50억원으로 완화했는데, 이재명정부는 이를 다시 10억원으로 되돌리는 방안을 세제개편안에 담았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이 싸늘했고 여당인 민주당 내부에서도 이견이 나오자 정부는 주식 양도소득세 대주주 기준 변경을 없던 일로 했다.
아울러 이재명 대통령이 지시한 상속세 개편은 내년 이후로 밀리게 됐다. 당초 상속세 개편안은 정부가 발표한 세제개편안에 없었지만 이 대통령이 지난 9월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상속세 공제한도 상향을 올해 정기국회에서 처리할 것을 지시했다.
당시 이 대통령은 "집 주인이 사망하고 가족이 남았는데 집이 10억원이 넘으면 세금을 내야 한다. 돈이 없으면 집을 팔고 떠나야 하는데 너무 잔인하다"며 "서울 평균 집값 1채 정도 가격이 넘지 않는 선에서는 (상속을 받더라도 살던) 집에서 계속 살 수 있게 해주자"고 했다.
이에 따라 상속세 일괄공제를 5억원에서 8억원으로, 배우자 공제를 5억원에서 10억원으로 올리는 안이 검토됐지만 기재위 조세소위는 해당 내용을 보류하고 내년에 다시 다루기로 했다. 법안 논의 과정에서 정부·여당이 부자 감세와 세수 감소 우려를 제기하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