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중산층 노인도 받는 기초연금 제도에 대해 "좀 이상한 것 같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소득 하위 70%로 설정된 기초연금 수급 대상자 기준 탓에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노인들도 기초연금을 받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저렴한 생리대를 무상 공급하는 방안에 대한 검토 역시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20일 국무회의에서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로 장관으로부터 '2026년 달라지는 민생 체감 정책'을 보고 받았다. 해당 정책은 재경부가 지난해 말 발표한 '2026년 이렇게 달라집니다' 책자를 근간으로 한다. 이 대통령은 구 부총리의 보고를 일일이 받는 대신, 재경부가 준비한 자료를 거론하며 회의를 주재했다.
기초연금 문제는 '노후 소득 보장 강화'와 관련된 부분에서 언급됐다. 이 대통령은 "기초연금 수급 자격을 70%까지 정해 놓으니까 이백몇십만원 소득 있는 사람도 34만원을 받는다"며 "20만원일 때는 이해했는데 삼십몇만원씩 하는 상황에서 1년에 몇조씩 재정부담이 늘어나고, 그렇게 하는 게 맞는가"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설명처럼 기초연금은 만 65세 이상 노인 중 소득 하위 70%에게 지급한다. 70%를 걸러내기 위해 선정 기준액을 정한다. 올해 기준 선정 기준액은 단독가구 247만원, 부부가구 395만2000원이다. 가구별 소득 인정액이 선정 기준액 이하면 기초연금을 받을 수 있다.
도입 초기 월 20만원이었던 기초연금 지급액은 꾸준히 늘어 올해 기준 단독가구 34만9700원, 부부가구 55만9520원까지 늘었다.
문제는 이른바 '70%룰' 때문에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사람들도 기초연금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노인들의 소득과 재산 수준이 올라가면서 기초연금 선정 기준액은 중산층 기준까지 상승했다. 올해 단독가구 기준 기초연금 선정 기준액은 기준중위소득의 96.3%에 이른다. 기준중위소득은 전체 소득의 중간값이다.
2015년만 하더라도 기초연금 선정 기준액은 기준중위소득의 59.6%에 그쳤다. 과거에 저소득층 위주로 기초연금을 받았다면, 지금은 중산층도 기준중위소득을 받고 있다는 의미다. 이 대통령도 "하후상박으로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정은경 복지부 장관은 "개편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생리대 문제도 이날 국무회의 테이블에 올랐다. 이 대통령은 "생리대는 해외보다 40% 비싼 게 사실인가 본데, 싼 것도 만들어 팔아야 가난한 사람이 쓸 것 아니냐"며 아주 기본적으로 필요한 최저품질을 갖춘 생리대를 싸게 만들어서 무상공급하는 걸 검토해보라고 시켰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들도 고급이라는 이유로 바가지 씌우는 것 그만하고, 가격 낮은 표준 생리대를 살 기회를 줘야 한다"며 "위탁생산해서 무상공급하는 것도 검토해봐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이 생리대 문제를 지적한 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말 열린 성평등가족부와 공정거래위원회 업무보고에서도 생리대 가격이 비싼 이유를 지적했다. 공정위에는 관련 조사도 지시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