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경영했다고 가업 승계?"…가업상속공제 완화 흐름에 '제동'

세종=정현수 기자, 세종=오세중 기자, 세종=김온유 기자
2026.03.25 17:10
가업상속공제 결정 현황/그래픽=김지영

이재명 대통령이 임광현 국세청장에게 보완 필요성을 검토하라고 지시한 상속세 문제는 가업상속공제와 관련돼 있다. 정부는 중소기업 등의 원활한 상속을 지원한다는 취지에서 완화에 방점을 찍고 가업상속공제를 개정해왔는데 이 대통령의 문제 제기로 이런 흐름 자체가 바뀔 가능성도 커졌다.

가업상속공제가 도입된 건 1997년이다. 중소기업들의 상속세 부담을 줄여 명품 장수기업을 키운다는 취지에서다. 도입 당시 가업상속공제의 공제 한도는 1억원에 불과했다. 가업상속공제의 본격적인 변화가 시작된 건 2008년부터다. 정부는 당시 1억원인 공제 한도를 30억원으로 대폭 확대했다.

특히 2007년부터 2013년까지 매년 개정 절차를 밟을 정도로 가업상속공제에 대한 관심이 컸다. 방향은 완화에 초점을 맞췄다. 기업들의 요구가 많았고, 중소·중견기업을 지원한다는 명분도 있었기 때문이다.

공제 한도만 하더라도 2008년 30억원을 시작으로 △2009년 60억~100억원 △2012년 100억~300억원 △2014년 200억~500억원으로 확대했다. 2023년에는 공제 한도가 지금과 같은 300억~600억원으로 정해졌다. 경영 기간에 맞춰 10년 이상 300억원, 20년 이상 400억원, 30년 이상 600억원을 상속세에서 공제해주는 방식이다.

공제 대상 역시 계속 늘었다. 처음에는 중소기업만 가업상속공제를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2011년에 매출액 1500억원 이하의 중견기업이 추가됐다. 가업상속공제를 받을 수 있는 중견기업의 매출액 기준은 2013년 2000억원 이하, 2014년 3000억원 미만, 2022년 4000억원 미만, 2023년 5000억원 미만으로 늘어났다.

가업상속공제를 받기 위해선 피상속인(사망자)이 10년 이상 계속해서 사업체를 경영해야 한다. 2008년 개정 전에는 15년 이상이었는데, 이를 완화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10년 규정이 다소 짧은 것 아니냐는 문제를 제기했다. 가업상속공제의 공제 비율도 당초 20%에서 40%, 70%, 100% 등으로 꾸준히 완화 수순을 밟았다.

이 대통령이 제도 보완을 지시한 만큼 어떤 식으로든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정부는 대형 베이커리의 편법 상속 문제를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가업상속공제는 공제 대상인 업종이 정해져 있다. 대형 베이커리는 제과점으로 분류돼 가업상속공제를 받을 수 있다.

국세청이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면적 100평(330㎡) 이상 대형 베이커리는 2024년 말 기준 137개로, 2014년(27개)과 비교하면 약 5배 늘었다. 대형 베이커리를 상속세 절감 수단으로 활용하는 자산가들이 많다는 지적이다.

안창남 강남대 세무학과 교수는 "가업상속공제 기준은 좀 더 엄격해야 하는데, 공익 없이 베이커리를 했다고 해서 세금을 감면해주는 것은 옳지 못하다"며 "가업이라는 건 한 세대가 흘러가야 하는 것이고, 한 세대는 보통 30년을 의미한다. 10년으로 가업을 물려 받았다고 하는 건 상식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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