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국무회의 석상에서 농식품부와 유관 기관의 산불피해 저감노력을 칭찬하면서 언급한 '영농부산물 파쇄 지원단' 활동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현장의 문제를 분석하고 이를 실천가능한 정책으로 만든 한 농촌지도관의 아이디어가 산불피해 저감이라는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9일 농식품부와 산림청·농촌진흥청 등에 따르면 올해 산불발생 건수는 전년도 대비 또 10년 평균대비 약 14.1% 감소했다. 강수량이 줄어드는 등 여러 계절적 요인이 더해지면서 산불발생 우려가 컸음에도 불구하고 산불피해는 줄어 들었다. 이 대통령은 이런 노력 가운데 '영농부산물 파쇄활동'을 대표적인 성과로 꼽았다.
해마다 산불 발생은 농촌 및 산촌 현장에서는 큰 골칫거리였다. 특히 주요 원인중 하나로 꼽힌 영농부산물 소각의 위험성을 애써 강조해도 고령농업인들에겐 '약발'이 먹히지 않았다. 이들에겐 영농부산물을 처리하는 데 소각만큼 편리한 게 없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습관성 소각이 반복되면서 갑자기 불어닥친 강풍에 대형산불로 이어지는 일은 부지기수였다.
그때 까지 중앙과 지방정부가 함께하는 교육·홍보, 캠페인 등이 대규모로 진행됐지만 실제 성과로 이어지지 못하면서 많은 이들이 소각 근절에 한계를 느끼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농진청 박승무 농촌지도관이 2024년 '찾아가는 영농부산물 파쇄지원단' 운영을 제안했다. 산불발생 빈도가 높은 전국 139개 시군을 대상으로 '안전하고' 확실한 산불방지 대책을 제시했다.
박승무 농촌지도관은 "갈수록 농촌지역 고령화가 심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효과적인 영농부산물 처리가 어렵다고 보고 '별도의 지원체계를 만들어 이를 수거·파쇄하면 효과적이지 않을까'하는 평소 생각을 정책으로 만들어 봤다"며 "농식품부와 행안부, 농협 등의 적극적인 협업이 이루어지면서 산불을 크게 줄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영농부산물 파쇄지원단의 활동이 시작되면서 2024년 한 해 산불발생 건수와 피해면적은 전년대비 각각 58%, 98% 줄어 들었다. 또 10년평균 발생건수와 피해면적도 416건(3865ha)에서 175건(73ha)로 크게 감소했다.
또 영농부산물 파쇄량도 크게 늘어나면서 산불감소 효과를 가져왔다. 부처간 협업 이전인 2023년에는 영농부산물 약 65만1000톤의 3.3%인 2만1000톤 파쇄가 고작이었으나, 2024년에는 11만7000톤을 파쇄하면서 전년대비 8.6배 증가한 수치를 기록했다.
이처럼 '찾아가는 영농부산물 파쇄 지원단' 활동이 높은 호응을 보이자 지방정부 최초로 경상북도에서 관련 조례(영농부산물 안전처리 지원 조례)를 제정하는 등 파급효과가 컸다.
농진청은 '영농부산물 안전처리 지원사업'을 통해 올해도 각 도 농업기술원, 시군농업기술센터와 협력해 전국 139개 시군에서 파쇄지원단을 운영하고 있다.
농촌진흥청 권철희 농촌지원국장은 "영농부산물을 파쇄해 토양으로 되돌리는 것은 봄철 산불 예방과 미세먼지 발생 저감에 매우 효과적"이라며 "이러한 자원순환 문화 정착을 통해 지속 가능한 농업 실현을 앞당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