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성은 폭넓게…'현격한 근로조건 차이'가 교섭단위 분리 기준

세종=조규희 기자
2026.04.09 23:16

(종합)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10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일대에서 열린 민주노총 투쟁 선포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6.3.10/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원청의 사용자성을 폭넓게 인정하면서도 실제 교섭 테이블 분리는 '업무의 성격'과 '근로조건의 격차'를 기준으로 하는 판정들이 나오고 있다.

9일 전남지노위와 서울지노위는 각각 공공과 금융 부문에서 '교섭단위 분리' 결정을 내렸다.

전남지노위는 전국건설노조가 한국전력공사를 상대로 낸 신청을 받아들여 전체 하청 교섭단위에서 '배전사업'을 분리하도록 결정했다. 한전이 전신주 등 전력 설비의 소유주로서 하청 근로자의 '작업 공간'을 실질적으로 지배한다는 점이 사용자성 인정의 근거가 됐으며 타 부문과 상이한 근로조건이 분리 결정의 핵심이 됐다

금융권에서도 분리 사례가 나왔다. 서울지노위는 국민은행, 케이비국민카드, 하나은행 고객센터 하청 노조가 제기한 신청을 인용했다. 콜센터 상담 업무가 IT 개발이나 시설 관리와는 근로 내용과 고용 형태에서 '현격한 차이'가 있다고 본 것이다. 특히 지노위는 원청이 악성 민원 차단 등 '감정노동자 보호 조치'에 실질적 지배력을 가진다는 점을 들어 사용자성을 인정했다

반면 업무 간 차이가 모호한 경우에는 교섭 창구를 하나로 묶으라는 판결이 내려졌다. 서울지노위는 전국택배노조가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를 상대로 낸 분리 신청을 기각했다. "하청 근로자 간 근로조건의 현격한 차이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울산지노위 역시 SK에너지, 에쓰오일, 고려아연 등 플랜트 3사에 대한 분리 신청을 기각했다. 플랜트 유지·보수 업무의 특성상 노동조합 간 근로조건 차이가 크지 않고 오히려 분리 시 노조 간 격차를 유발할 우려가 있다는 점이 고려됐다. 다만 울산지노위는 '산업안전보건' 의제에 한해서는 원청이 실질적 지배력을 가진 사용자의 지위에 있다고 명확히 규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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