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란 전쟁]

이란이 연안국인 오만과 호르무즈 해협 통과 선박에 '통행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오만 정부는 공식적인 반대 입장을 밝혔다고 오만 관영 알위살 라디오 등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관련 보도에 따르면 사이드 알마왈리 오만 교통장관은 전날 의회에서 "오만은 국제 해상 운송 협약에 따라 해협 통행에 어떤 수수료도 부과할 수 없다"며 "호르무즈 해협은 인공 운하가 아닌 자연 통로로 수에즈 운하 등과 달리 통행료를 징수할 법적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알마왈리 장관은 또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현재의 혼란이 일부 국가들의 국제 협약 미준수에서 비롯된 법적 공백 때문"이라며 "이란과 미국 등 일부 국가가 특정 국제 해상법 협약에 서명하지 않으면서 해협 운영에 대한 해석 차이가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란이 전후 복구 비용 마련 등을 위해 호르무즈 해협 통과 선박에 통행료 부과를 고려하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른 가운데 오만의 이 같은 입장은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 징수를 둘러싼 이란의 움직임에 제동을 거는 효과가 적잖을 전망이다.
앞서 카젬 가리바바디 이란 외무부 법무·국제기구 담당 차관은 외신과 인터뷰에서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 통항을 감시하기 위한 새로운 규정과 절차를 오만과 함께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오만 외무부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란과 차관급 회담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르무즈 해협은 가장 좁은 구간이 약 21해리(34㎞)로 국제법상 인정되는 영해(12해리)를 적용할 경우 이란과 오만의 영해가 겹친다. 양국은 1974년 협약을 통해 등거리 원칙에 기반해 영해를 중간선으로 나눴다.
보다 해협으로 전 세계 석유 공급량의 약 20%가 지나는 전략적 요충지다. 지난 2월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전쟁이 시작된 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사실상 봉쇄하면서 국제 유가가 40% 이상 급등했다.
이란 전쟁 전까지 호르무즈 해협에선 국제해사기구(IMO)가 지정한 통항분리구역(TSS)에 따라 걸프 해역(페르시아만) 안으로 들어오는 선박은 이란 영해에 근접한 북쪽 수로를, 나가는 선박은 오만 영해에 근접한 남쪽 수로를 이용했다.
호르무즈 해협에서 모두 대형 선박이 운항할 만큼 수심이 깊은 수역은 폭이 10㎞ 정도라 남·북 수로 모두 폭이 3㎞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