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후 치킨집 차렸다가 쪽박"...고령 자영업자 빚 10년새 4배↑

정현수 기자, 최민경 기자
2026.06.25 04:05

지난해 기준 270만명으로 금융부채 406조원 육박
이중 37% 상호·저축銀 이용… 비은행 건전성 경고
금융불안지수 17.2 '주의' 기업대출도 1년새 3%↑

사진제공=한국은행

최근 10년 동안 60세 이상 자영업자의 금융부채가 약 4.2배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고연령 자영업자가 상대적으로 많이 늘어난 영향이지만 부채 증가비율은 이를 훨씬 웃돌았다. 한국은행은 이들의 잠재부실 가능성을 경고했다.

한은이 24일 발표한 '2026년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60세 이상 고연령 자영업자는 2015년 184만2000명에서 2025년 269만7000명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60세 이상 자영업자가 보유한 금융부채는 96조원에서 405조7000억원으로 늘었다. 고연령 자영업자는 올해 1분기말 기준 소득 하위 30% 자영업자 차주의 56.1%를 차지했다. 이들의 평균 대출규모는 3억9000만원으로 청년층(2억2000만원) 장년층(3억4000만원)보다 높았다. 특히 60세 이상 고연령 자영업자는 전체 대출의 36.7%가 상호금융, 저축은행 등 비은행권 몫이었다. 고연령 자영업자가 보유한 비은행 대출은 2015년말 23조3000억원에서 2026년 1분기말 167조5000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한은은 "앞으로 대내외 충격 등으로 고연령 자영업자의 상환능력이 약화할 경우 관련 익스포저(위험노출액) 비중이 높아진 비은행부문의 자산건전성에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하게 된다"고 밝혔다.

은퇴 연령대인 60세 이상 자영업자들의 빚이 최근 10년 새 4배 넘게 불어난 배경에는 인구 고령화와 함께 고령층의 자영업 진출확대 등이 자리한다. 임광규 한은 금융안정국장은 "고령층의 소득기반은 상대적으로 취약한 반면 부채규모는 크기 때문에 경기여건이 악화할 경우 비은행권을 중심으로 부실위험이 확대될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은은 중동정세 불안과 국제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에도 우리나라 금융시스템은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한 것으로 평가했다. 다만 서울 등 수도권 집값 상승세가 다시 강해지고 대출을 활용한 주식·부동산 투자가 늘면서 금융불균형이 누적될 가능성이 주요 위험요인으로 지목됐다.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금융시스템의 단기적인 불안상황을 나타내는 FSI(금융불안지수)는 지난 5월 17.2로 '주의 단계'를 기록했다. 지난 3~4월 중 상승한 뒤 소폭 하락했지만 지난해 12월의 16.3보다는 높은 수준이다. 중장기적인 금융 취약성을 보여주는 FVI(금융취약성지수)도 올 1분기 46.0으로 장기평균인 45.7을 소폭 웃돌았다. 취약차주 비중도 차주 수 기준 지난해 3분기말 6.4%에서 올해 1분기말 6.7%로 상승했다. 대출금액 기준 취약차주 비중도 같은 기간 4.9%에서 5.2%로 높아졌다.

기업부문의 부실위험도 커졌다. 올 1분기말 금융기관 기업대출은 1974조90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8% 증가했다. 기업대출 연체율은 2.43%로 다시 상승하며 장기평균인 1.62%를 크게 웃돌았다. 중소기업의 이자보상배율은 -0.4배로 마이너스 상태가 이어졌다.

장정수 한은 부총재보는 "우리나라 금융시스템은 대체로 안정된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면서도 "국내 금융·외환시장의 변동성이 크게 높아진 가운데 서울 등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세가 다시 확대되고 레버리지(차입)를 활용한 자산투자가 증가하면서 금융불균형 누증 가능성이 높아진 점과 취약부문의 부실확대 우려 등은 불안요인으로 잠재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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