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가 16일 기준금리를 연 2.5%에서 연 2.75%로 0.25%p(포인트) 인상했다. 지난해 5월 이후 1년 2개월째 유지해 온 연 2.5%의 기준금리를 올리며 3년 6개월 만에 다시 통화긴축 시대를 열었다.
중동 전쟁 여파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를 상회하는 가운데 수도권을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이 꿈틀대고 있는 것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은 금통위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관 금통위 회의실에서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금융통화위원 7명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연 2.5%에서 2.75%로 인상했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상한 건 2023년 1월 연 3.25%에서 연 3.5%로 올린 이후 약 3년 6개월 만이다.
지난해 5월 29일 이후 약 1년 2개월째 묶어온 연 2.5% 기준금리와의 이별이기도 하다. 한은이 2024년 10월 기준금리를 3.5%에서 3.25%로 인하하면서 시작된 통화완화 기조도 1년 9개월 만에 끝을 맺게 됐다.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서 "성장세가 수출과 투자를 중심으로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물가상승률은 상당기간 목표 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며 "금융안정 측면의 리스크도 지속되고 있는 만큼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한은의 금리 인상은 예견된 수순이다. 신현송 총재를 비롯한 금통위원들의 잇따른 공개 발언이 있었기 때문이다. 신 총재는 지난 9일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업무보고에서도 "목표 수준을 상회하는 물가 오름세, 성장세 개선, 금융안정 리스크 증대 등을 고려해야 한다"며 "적절한 시기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중동전쟁에 따른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우려가 한은의 금리 인상을 부추겼다. 실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5~6월 연속 전년 대비 3%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한은의 물가 관리 목표치(2.0%)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금통위 역시 "앞으로 물가상승률은 국제유가가 하락했지만 그간 높아진 비용 및 환율의 영향이 지속되고 소득 개선에 따른 수요측 압력도 점차 확대되면서 상당기간 높은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반도체 호조에 따른 경기 회복세가 뚜렷한 점은 한은의 통화긴축에 따른 부담을 덜어줬다.
지난 1분기 우리나라의 실질 GDP(국내총생산)는 전기 대비 1.8% 깜짝 성장했다. 같은 기간 명목 GDP 성장률은 10.5%로, 1976년 1분기(13.0%) 이후 50년 만에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금통위는 "올해 경제성장률은 지난 5월 제시한 2.6% 전망치를 크게 웃돌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최근 1400원대 후반으로 내렸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 중인 원/달러 환율도 금리 인상 결정의 배경이 됐다. 특히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집값이 다시 꿈틀대는 것도 한은의 긴축을 부추겼다.
금통위는 "높은 환율 변동성과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세 및 가계부채 증가세 확대에 계속 유의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5월 통방문에서 "수도권 주택시장 및 가계부채 상황에 계속 유의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던 것보다 집값 상승과 가계부채 증가에 대한 경계수위를 높였다.
금통위는 앞으로도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할 방침이다. 금통위는 "향후 통화정책은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 나갈 필요가 있다"며 "추가 인상의 시기와 속도는 물가상승 압력의 정도와 경기 개선 흐름, 금융안정 상황 등을 점검하면서 결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