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하락에 생산자물가 11개월 만에↓…"8월엔 상승 압력"

최민경 기자
2026.08.21 06:00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극한 폭염이 이어지면서 농산물 수급에 차질이 생기고, 밥상 물가를 끌어올리는 이른바 ‘히트 플레이션(폭염으로 인한 식량가격 상승)’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6일 서울 시내 마트에 진열된 오이. 2026.08.06.

국제유가 하락으로 석유·화학제품 가격이 내리면서 지난달 생산자물가가 11개월 만에 하락 전환했다. 다만 이달 들어 국제유가가 다시 오르고 산업용 도시가스 요금도 인상돼 생산자물가가 재차 상승할 가능성이 커졌다.

한국은행이 21일 발표한 '2026년 7월 생산자물가지수(잠정)'에 따르면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는 129.39(2020년=100)로 전월보다 0.4% 하락했다.

생산자물가가 전월 대비 하락한 것은 지난해 8월 이후 11개월 만이다. 생산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3월 1.7%, 4월 2.7%, 5월 1.0%를 기록한 뒤 6월 보합을 나타냈다.

국제유가 하락의 영향으로 공산품 가격이 0.5% 내렸다. 석탄 및 석유제품이 5.1%, 화학제품이 1.3% 각각 하락했다. 세부 품목별로는 휘발유(-11.3%)와 경유(-9.8%), 폴리에틸렌수지(-10.2%), 자일렌(-4.9%) 등의 하락 폭이 컸다.

전력·가스·수도 및 폐기물 가격도 0.6% 내렸다. 여름철 전기요금 누진 구간 완화에 따라 주택용 전력 가격이 11.8% 하락한 영향이다.

서비스 가격은 0.4% 떨어졌다. 주가 하락으로 위탁매매수수료가 16.8% 낮아지면서 금융 및 보험서비스 가격이 7.1% 하락했다. 국제항공화물과 국제항공여객 가격도 각각 11.1%, 2.5% 내렸다.

반면 농림수산품 가격은 1.5% 상승했다. 폭염으로 일부 채소류 작황이 부진해진 데다 고수온으로 양식 어종 폐사가 발생한 영향이다. 농산물은 2.4%, 수산물은 2.2% 각각 올랐다. 특히 시금치 가격은 한 달 만에 115.8% 급등했다.

이흥후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지난해 7월에는 폭염과 장마가 겹치면서 농림수산품 가격이 전월보다 5.6% 상승했다"며 "올해도 폭염이 있었지만 지난해보다는 영향이 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8월 농산물 가격은 기상 여건과 수급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게 한은의 판단이다. 이 팀장은 "8월 초순 배추와 시금치 가격이 7월보다 급등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오히려 하락했다"며 "일부 부추 등의 가격은 크게 오른 만큼 8월 중·하순 기온에 따른 수급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생산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로는 7.7% 상승했다. 석탄 및 석유제품이 50.7%, 화학제품이 17.5% 올랐다. 다만 전체 상승률은 지난 5월 8.6%, 6월 8.5%보다 둔화했다.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생산자물가는 전월보다 0.2% 하락하고 전년 동월보다 8.0% 상승했다.

그러나 8월에는 국제유가 반등과 도시가스 요금 인상이 생산자물가의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달 1~19일 국제유가는 전월보다 약 11% 상승했고 산업용 도시가스 도매요금도 약 11% 인상됐다.

이 팀장은 "국제유가와 산업용 도시가스 도매요금 인상, 중동 지역 정세 불안 등이 8월 생산자물가의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지난해 8월 일부 기업의 통신요금 할인에 따른 기저효과도 올해 8월 생산자물가의 전년 동월 상승률을 약 0.2%포인트 높이는 요인"이라고 밝혔다.

최근 원화 강세는 수입물가를 통해 생산자물가를 낮추는 요인이지만 직접적인 영향을 산출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 팀장은 "환율 하락은 수입물가에는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만 생산자물가에는 간접적으로 반영된다"며 "환율이 생산자물가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는 직접적으로 말하기 어렵다"고 했다.

수입품까지 포함해 국내에 공급되는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 변동을 나타내는 국내공급물가지수는 전월보다 1.8% 하락했다. 7월 통관 기준 두바이유 가격이 전월보다 23.0% 급락하고 환율까지 하락하면서 원재료(-7.7%)와 중간재(-1.7%), 최종재(-0.2%)가 모두 내렸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10.2% 상승했다.

국내 생산품 가운데 수출품까지 포함하는 총산출물가지수는 전월보다 0.2% 하락하고 전년 동월보다 16.6%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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