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추석 연휴와 자동차 파업 여파로 꺾였던 기업들의 체감경기가 한 달 만에 반등했다. 반도체·자동차·조선 등 주력 산업의 생산과 투자가 늘면서 제조업 심리가 크게 개선됐다. 특히 중소기업과 내수기업의 체감경기 상승폭이 6년 만에 가장 컸다.
2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6년 10월 기업경기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전산업 기업심리지수(CBSI)는 104.2로 전월보다 5.1포인트(p) 상승했다. 2022년 8월(105.5) 이후 4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CBSI는 2003~2025년 장기평균을 100으로 두고 100보다 높으면 장기평균보다 낙관적, 낮으면 비관적이라는 의미다.
제조업 CBSI는 105.6으로 한 달 새 6.1p 상승했다. 2022년 6월(107.1) 이후 4년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제품재고 감소가 지수를 3.5p 끌어올렸고 생산(+1.1p), 자금사정(+0.9p), 신규수주(+0.8p) 등도 상승에 기여했다.
업종별로 자동차와 기타 기계·장비, 화학물질·제품의 개선이 두드러졌다. 자동차는 추석 연휴와 완성차업체 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이 해소되면서 생산지수가 30p, 신규수주지수가 20p 상승했다. 기타 기계·장비는 반도체·조선·자동차 등 전방산업으로의 납품이 늘면서 제품재고지수가 12p 하락했다. 화학업종도 이차전지·에너지저장장치(ESS) 관련 수주 확대에 힘입어 생산과 신규수주지수가 각각 19p 올랐다.
특히 중소기업의 체감경기 상승폭이 컸다. 중소기업 CBSI는 94.4에서 105.6으로 11.2p 뛰었다. 2020년 10월(+11.4p) 이후 6년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이다. 내수기업도 95.7에서 103.8로 8.1p 상승해 2020년 10월(+9.3p)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대기업은 105.1로 3.9p, 수출기업은 106.1로 1.8p 각각 올랐다.
비제조업 CBSI도 103.2로 전월보다 4.3p 상승했다. 2022년 9월(105.6) 이후 4년 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채산성(+1.4p)과 매출(+1.1p), 자금사정(+1.0p) 등이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반도체 공장과 데이터센터 건설 수주가 확대되면서 건설업 업황지수가 12p 상승했다. 도소매업은 자동차 수출과 반도체 공장 기자재 거래 확대, 중국·대만 국경절 연휴에 따른 외국인 관광객 증가 등에 힘입어 채산성지수가 9p 올랐다. 정보통신업은 플랫폼 결제 증가와 원/달러 환율 하락에 따른 통신장비 원가 절감으로 매출지수가 16p 상승했다. 화물 물동량 확대와 해상운임 상승으로 운수창고업 업황지수도 11p 올랐다.
기업들이 꼽은 가장 큰 경영 애로는 여전히 내수 부진이었다. 제조업에서는 내수 부진 비중이 21.6%로 가장 높았고 원자재 가격 상승(19.9%), 불확실한 경제상황(13.7%)이 뒤를 이었다. 특히 인력난·인건비 상승을 꼽은 비중은 8.0%로 전월보다 2.7%p 높아졌다. 비제조업에서도 내수 부진(18.5%)이 가장 큰 애로사항이었다.
11월 전망도 개선됐다. 전산업 CBSI 전망은 101.8로 전월 조사 때보다 2.2p 상승했다. 제조업은 103.0으로 1.9p, 비제조업은 101.0으로 2.4p 각각 올랐다. 다만 수출기업 전망은 104.4로 1.4p 하락했다.
기업과 소비자의 심리를 함께 보여주는 경제심리지수(ESI)는 100.8로 전월보다 0.9p 상승했다. 계절·불규칙 요인을 제거한 ESI 순환변동치도 100.1로 1.0p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