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기평, 고위험 동물감염병 대응 18개 연구성과 공유…방역정책 연계 모색
-AI 신속진단·구제역 백신기술 개발 주목…연구실 성과의 현장 적용이 관건

가축전염병과의 싸움은 시간과의 싸움이다. 바이러스가 퍼지는 속도보다 진단과 대응이 늦으면 피해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 농가의 생계가 흔들리고 방역 현장의 부담도 가중된다.
그렇다면 질병이 발생한 뒤 쫓아가는 방역에서 한발 앞서 찾아내 예방하는 방역으로 전환할 수는 없을까.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이 최근 공개한 고위험 동물감염병 대응 연구성과는 이러한 질문에 대한 기술적 가능성을 보여준다.
농기평은 최근 대전 인터시티호텔에서 '2026년도 고위험동물감염병대응기술개발사업 지식공유 워크숍'을 열고 조류인플루엔자(AI)와 구제역 등 주요 가축전염병에 대응하기 위한 18개 연구과제의 성과를 공유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행사의 의미는 연구성과 발표 자체보다 개발된 기술을 실제 방역 현장과 어떻게 연결할 것인지에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정책 담당자와 연구진이 함께 현장의 기술 수요와 연구개발 방향을 논의한 것도 이 때문이다.
가장 눈길을 끄는 성과는 60분 이내 AI 진단이 가능한 휴대용 진단키트다.
가축전염병 대응에서 진단에 걸리는 시간은 방역의 출발점을 결정한다. 감염 여부를 신속하게 확인할수록 후속 대응도 빨라질 수 있다. 휴대용 진단기술은 현장의 검사 접근성을 높이고 초기 대응에 필요한 시간을 줄일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구제역 백신 기술개발 성과도 소개됐다. 연구진은 백신용 항원 생산기술을 확보하고 주사형과 분말형 백신 제형을 개발했다.
백신은 질병이 발생한 뒤 피해를 수습하는 수단이 아니라 질병으로 인한 피해를 사전에 줄이기 위한 기술이다. 항원 생산기술 확보와 다양한 제형 연구는 향후 백신 개발과 활용 가능성을 넓힐 기반이 될 수 있다.
야생조류의 AI 예방을 위한 백신 후보주 개발도 관심을 모았다.
AI는 야생조류와 가금농장 방역이 밀접하게 연결된 질병이다. 야생조류를 대상으로 한 예방기술 연구는 기존 농장 중심 방역의 범위를 넓혀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번 워크숍에서 주목할 또 다른 대목은 연구개발과 방역정책의 연결이다.
그동안 국가 연구개발사업은 기술적 성과를 확보하더라도 실제 정책과 현장에 적용하기까지 적잖은 과정을 거쳐야 했다. 가축방역 기술 역시 진단 정확도와 백신의 안전성·유효성 검증, 제도적 승인, 공급체계 마련 등이 뒷받침돼야 한다.
연구자가 개발한 기술과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기술 사이의 간격을 좁히는 일이 중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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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기평은 이번 논의를 계기로 현장의 수요를 반영한 예방·진단·백신 기술개발을 지속적으로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박홍재 농기평 원장은 "고위험 동물감염병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연구개발을 통해 확보한 기술이 실제 방역 현장에서 활용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연구 성과가 가축질병 피해 예방과 국가 방역 역량 강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