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드라마 '도깨비'가 #단짠단짠 공격으로 시청자들의 심장을 마비시키고 있어. 도깨비 내외의 애정표현을 보고 있음 꿀에 절여진 것 같다가 왕여(이동욱)와 김선(유인나) 커플이 등장하면 염전에 있는 듯한 짠내를 느낄 수 있지.
과연 왕여와 김선, 전생에서의 실패를 극복하고 이번 생에서는 롑흔 사랑을 완성시킬 수 있을까? 설화와 민담으로 '도깨비'의 저승사자♥써니 커플의 결말 예상 ㄱㄱ.
(왕여=저승사자=이동욱, 김선=유인나, 지은탁=김고은)
scene 1. 카페
후배 저승사자: 선배님, 요새 인간 만나고 다니세요? 소문 다 났어요. 위에서 공문 내려왔습니다. 같이 가주셔야겠습니다.
왕여: 난 못 가. 써니씨 옆에 있을 거야.
후배 저승사자: 가셔야 합니다. (왕여를 잡으며) 저승 밖에 이렇게 오래 계시는 거 불법인 거 아시잖아요.
왕여: (몸부림치는) 싫어. 난 이승에서 써니씨랑 있고 싶단 말이야. 놔!! 이거 놔! 안 놔?
결국 저승으로 끌려가는 왕여.
scene 2. 카페
왕여: (우물쭈물하며) 염라대왕께서 눈에 흙이... 아니... 입에 치킨이 들어가도... 우리 사이 허락 못하신다고...
김선: 그래서요?
왕여: 그러니까 우리... 이제...
김선: (답답 터져서) 이 남자 끝까지 이딴 식이네. 다~~~~~신 연락하지 마세요. 마주치면 죽빵 갈길 거니까 마주치지도 마시구요. 그 패피 모자 쓰고 투명 인간, 아니 투명 저승사자 코스프레 하면서 가게 오는 것도 하지 말고요.
왕여: .....죄송..합니다.. 그래도 저는 평생 써니씨만을...
김선: 평생 같은 소리 하고 있네. 헤어지자면서 평생? 내가 어떻게 받아들여야 돼요? 참... 못났다.
김선, 돌아서서 가버리는.
scene 3. 웨딩홀
이별 3년 후. 김선의 결혼식.
은탁(김고은): 훠~우! 사장님 드레스 잘 어울려요. 오늘 완전 존예여신!
김선: (거울을 보며) 그게 무슨 소리야? '오늘' 존예여신? 나는 월화수목금토일 매일매일 존예야.
은탁(김고은): (눈웃음) 아유, 알겠어요. 그럼 원래 존예인데 오늘은 더 존예인 걸로 하죠.
김선: (내심 좋아하는) 됐고, 이따 부케나 잘 받아라.
다른 남자와 결혼식을 올리는 김선.
투명모자를 쓰고 몰래 지켜보고 있는 왕여.
왕여: (혼잣말)예뻐요. 써니씨.
이런 소금끼 넘치는 스토리, 무근본 뜬금포 같겠지만 나름 근본이 있다는 스아실. 생각해 봐. 저승사자가 왜 저승사자겠어? 저승에서 왔으니까 저승사자지! 이승의 망자를 저승으로 데려가는 존재가 인간과 사랑을 한다? 어차피 저승사자는 다시 저승으로 가야 하는데 그들의 사랑이 이뤄질 수 있겠어?
없어ㅋ. 글로벌하게 생각해봐도 안 되는 건 안 되는거야. 그리스·로마 신화에 나오는 지하 세계의 왕 하데스(=염라대왕의 서양ver.)도 이승에 사는 페르세포네(제우스&데메테르의 딸)를 좋아해서 지하로 납치했거든? 근데 페르세포네가 이승으로 가면 강제로 기러기남편행이야. 하데스는 지하세계의 존재니까 원칙적으로 지하에 있어야 하거든. 지하세계의 '왕'도 극~뽁~ 못할 정도로 저승과 이승의 거리는 이렇게나 멀다구.
왕(동양식으로는 염라대왕)도 이런데 왕보다 급 낮은 애들(a.k.a.저승사자)은 이승에 머물기가 더 어려웠겠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왕여(저승사자·이동욱)처럼 이승에 남고 싶어한 애들이 있긴 있었어.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서 '저승사자'와 관련된 기록을 보면 망자를 잡아가려고 이승에 왔다가 저승으로 돌아가지 않으려고 한 사자들에 대한 이야기가 있어. 걔네가 이승에 있으면 왜 안되냐고? 저승사자가 집에 남아 있으면 살아있는 인간들은 화를 입게 돼. 집에 우환이 생기거나 다른 사람이 죽는대. 마치 가는 데마다 살인사건이 생기는 '소년탐정 김전일' 같은 존재이지.
그렇다면 몇몇 저승사자들은 왜 이승에 있고 싶어 했을까? 따지고보면 저승사자한테 '이승'은 '직장'이잖아. 퇴근 안하고 직장에서 살고 싶은 사람 있어? 있으면 손들어 볼까..? (#동작 그만 #엄마 저 사람 양심에 털 났어)
'강림 도령'이란 사람이 '저승차사'가 된 설화를 통해 그 이유를 얼추 유추해 볼 수 있어. 한국콘텐츠진흥원 문화콘텐츠닷컴 문화 원형 라이브러리에 실린 강림 도령 설화를 요약하면 이래.
옛날에 강림도령이란 사람이 살았는데 강림도령네 마을에서 의문의 사망사건이 발생한 거야. 어떤 아줌마네 귀한 아들 셋이 과거에 합격하고 돌아왔는데 그 날 셋이 다 죽어버린거지. (#수능 전국 1등 했는데 #으앙 쥬금ㅠ)
빡친 아줌마가 고을 원님을 찾아가서 이 사망 사건의 미스터리를 풀어달라고 난리를 쳤어. 원님은 강림 도령한테 염라대왕을 이승으로 데려오라고 했지. 강림 도령은 어찌저찌해서 염라대왕을 이승으로 데려와 사건을 풀었어(아줌마가 옛날에 살인을 저질렀었는데 그거에 대한 벌로 아들 셋 죽음). 염라대왕은 자신을 이승까지 오게 한 강림 도령의 능력에 폴인럽 해버렸어. 강제로 강림 도령의 영혼을 저승으로 데려갔고 그를 저승 차사(=저승자)로 만들어버렸지.
강림은 멀쩡히 잘 살고 있다가 갑자기 저승 차사가 되어버린 거야. 이승에서 살던 시절 강림은 부인이 열여덟 명이나 있던;; 일부다처제를 몸소 실천한 남자였거든. (#구운몽 뺨 치는 여성 편력) 여자를 꽤나 좋아했던 거지. 사실 강림이 저승에 갔다오는 임무를 수행하게 된 것도 다 부인들 때문이었어. 강림이 부인이 많은 걸 알고 고을 원님이 일부러 강림을 새벽에 불러냈어. 강림은 일어나서 열여덟 명의 부인들에게 한 번씩 다 인사하고 가느라 지각을 했지. 원님은 지각한 걸 꼬투리 잡아 강림에게 '저승 ㄱㄱ' 를 명령한 거고.
그렇게 부인을 열여덟이나 거느리고 살던 강림이 저승차사가 돼 강제 솔로가 된 거지. 그래서 이승에만 오면 어떻게든 이승에 남아 있으려 애를 쓴 건 아니었을까...? (feat.서프라이즈)
그렇다고 왕여와 써니가 영영 못 만나는 건 아니야. 써니가 죽으면 돼 ^^
scene 4. 김선 부부네 집
김선은 남편과 아들딸 구별 않고 둘만 낳아 잘 기르려다가 셋, 넷, 다섯, 여섯... 계속 낳아 출산율 상승에 크게 이바지하고 이제 할머니가 돼 죽을 때가 됨.
김선: (병상에 누워) 올 때가 된 것 같은데...
은탁: 누구 오기로 했어요?
김선: 있어. 우중충한 모지리.
은탁: (눈치 채고) 아아.. 에이, 사장님. 100년은 더 사셔야죠. 저는 어디서 알바하라고요.
김선: 어머, 얘 뻔뻔한 거 봐라. 50년을 우리 치킨집에 빨대 꽂았으면 됐지. 얼마나 더 널 돌봐야 돼 내가. 어휴 갑자기 혈압 확 오르네.
김선, 혈압이 올라 사망.
왕여, 옆에서 지키고 있다가 모습을 드러낸다.
왕여: (웃음 참으며) 김선. 81세. 임술년 무오월 기묘일 열일곱시 사십이분 사망. 사인 고혈압으로 인한 뇌출혈. 본인 맞으시죠?
김선: 뭘 물어봐. 알면서.
왕여를 따라 집을 나서는 김선의 영혼.
scene 5. 장례식장
김선의 죽음을 애도하다 울다 지쳐 잠든 김선의 자식들. 이른 새벽이라 유가족 외에는 사람이 없다. 그들 앞에 나타나는 왕여.
왕여: (한껏 스산함을 강조하며) 여어~ 다들 내가 누군지 알아?
자식1: 어... 엄마가 말했던 남자랑 비슷한데. 설마 저..저승사자?
왕여: (어색하게 식탁을 발로 걷어차며) 저승사자님이 오시는데 음식이 왜 이따위야? 어?
자식2: (속삭이며) 저 사람, 좀 이상하지 않아?
자식3: 어. 많이.
왕여: 뭐? 거기 뭐라 그랬어? 속삭이면 내가 못 들을 줄 알아?
왕여, 김선의 영혼이 모두에게 보이도록 한 뒤 김선을 꽁꽁 묶는다.
김선: 놔, 이 자식아. 몇 십년 동안 가만히 있다가 이제와서 왜 이래? 돌았어? 너 이런 캐릭터 아니잖아. 이런 식이면 이거 캐붕이라고! 캐릭터 붕괴!!!
자식1: 엄마!!!!
왕여: 너네 엄마 곱게 보내 드리고 싶으면 빨리 부조금 받은 거 다 가져와. 나 돈 빨리 모아서 이사 갈거야..
자식2: (속삭이며)저승사자 아닌 거 같은데, 그냥 미친놈 아냐?
자식3: 몰라.
왕여: (초능력으로 행패를 부리며) 빨리 돈 가져 오라고!
자식 1,2,3 : 으아악!
왕여, 부조금을 모두 빼앗은 후 손가락에 침을 발라가며 돈을 센다.
왕여: (지폐를 넘기며) 450, 455, 460...
김선: 와, 내 자식들 코 묻은 돈 그거 뺏으니까 좋아요? 옛날 일에 대한 복수를 이런 식으로 해요?
왕여: 코는 안 묻어 있어.
김선: 은근슬쩍 말 놓지 말고요. 우리 내기 하나 하죠?
왕여: 내가 왜요?
김선: 내가 내는 문제 못 맞히면 나 살려주기.
왕여: 그러니까 내가 왜?
김선: 2+2x2는?
왕여: 그러니까 내가 그 내기를 왜 하냐고요.
김선: 5초 드릴게요. 솔직히 이거 모르면 빠가다 빠가.
왕여: (발끈해서) 뭐? 빠가?
김선: 5, 4, 3, 2...
왕여: (돈을 세다 말고 두뇌풀가동) 8!!!
김선: 땡. 6. 아자!!!!
김선의 시신이 놓인 관이 덜컹거린다.
자식1: 어 뭐야 이거?
자식2: 엄마, 뭐야 무서워!
관 속에서 눈을 뜬 김선.
김선: 어? 나 진짜 살아난거야? 대~박!!!!!!!!!!!!!!!!
김선, 소리 지르다 고혈압으로 다시 사망.
왕여, 그 모습을 보며 흐뭇하게 웃고 있다.
드라마 '도깨비'에서 저승사자가 된 왕여는 소심하고 착한 성격인데 갑자기 왕여가 왜 저러냐고? 환생 전 열폭할 때의 왕 성격으로 돌아간 거냐고? ㄴㄴ 쟤 원래 저래ㅋ.
사실 왕여는 지금 열일하고 있는거야. 황해도 진오귀굿의 '사자놀음'을 보면 사자는 '차린 음식이 작다'며 진상을 부려. 망자의 영혼을 데려갈 때도 곱게 데려가지 않고 수갑을 채워 이리저리 굴리며 애를 먹이지. (#죽어서도 #당해야 되는 #갑질잼) 유족들한테 인정을 베풀라고 돈을 요구하며 수금을 하기도 해.
저게 무슨 열일이냐, 양아치짓 하는 거 아니냐는 의문이 들 수도 있겠지만 저건 열과 성을 다해 일을 하고 있는 게 맞아. 저승사자들이 유가족들한테 어그로를 끌어서 슬픔에 물타기를 하고 있는 중이거든.(#프로 어그로꾼 #저승사자에게 어그로는 업무의 일부) 유가족들이 저승사자의 난동 때문에 '가족을 잃은 슬픔'을 잠시나마 잊게 된다는 거야.
'한국 저승사자 연구'라는 논문을 보면 "사자는 단골에게 인정 달라 참 떼를 많이 쓴다. 그건 돈 욕심이 많은 사자여서가 아니라 가족의 서러운 마음을 잠시나마 딴 데로 돌리기 위해 일부러 심술을 부리는 것이다. 가족과 사자의 관계는 불안하고 혼돈스러웠던 가족의 심리에 비교적 평온한 마음을 갖게 해준다. (저승사자가) 치료사의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다"라는 내용이 나와.
저승사자는 츤데레였어. (#김첨지 뺨 치는 김차사)
어때? 이렇게 놓고 보니 장례식장에서 부린 깽판이 귀여워 보이지 않아? 다~ 써니와 그 가족들을 위하려고 한 짓이었다고.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역사 속 저승사자에 대한 기록들을 바탕으로 예상한 결말이야. 진짜 엔딩은? 제작진만 알고 있겠지. 제발 여랑 선이랑 이번 생에서는 행복하게 해주세요ㅠㅠ 더이상의 짠내는 N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