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잊고 행복하게 살아" 중증 자폐 아들 남기고 떠난 '피터팬 아빠'

마아라 기자
2026.09.06 15:45
시한부임에도 중증 자폐를 가진 아들을 위해 헌신한 '피터팬 아빠' 전경철씨가 별세했다. 향년 63세. /사진=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방송화면

시한부임에도 중증 자폐를 가진 아들을 위해 헌신한 '피터팬 아빠' 전경철씨가 별세했다. 향년 63세.

6일 정유진 발달장애지원전문가포럼 대표는 자신의 스레드 계정에 "2026년 9월 5일 토요일 밤 7시56분 전경철 피터팬 아빠가 먼 길을 떠났다"는 글을 올리고 고인의 부고를 전했다.

정 대표는 "장례는 평소 뜻에 따라 무빈소 장례로 치르기로 했다. 현재 병원에 안치돼있고 빈소는 별도로 설치하지 않았다"고 알리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고 덧붙였다.

고인은 27년간 정신연령이 2~3세 수준인 중증 자폐 아들을 키워왔다. 그는 간암 말기 판정받고 시한부 인생을 살면서 중증 자폐 아들을 키우는 과정을 쓴 에세이 '안녕, 피터팬'으로 이름을 알렸다. 그는 책에서 아들이 자신 없이 돌봄을 받으며 지낼 수 있는 곳을 알아보러 다니는 과정을 전한 바 있다.

시한부임에도 중증 자폐를 가진 아들을 위해 헌신한 '피터팬 아빠' 전경철씨가 별세했다. 향년 63세. /사진=MBC '실화탐사대' 방송화면

이와 함께 전 작가는 성인 중증 자폐 가족을 위해 피터팬 재단을 만들고 발달장애인공동체 설립을 추진했다. 그는 '안녕, 피터팬' 인세와 개인 후원금 전부인 4억여원을 재단설립자금으로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고인의 이야기는 지난 3월 MBC 다큐멘터리 '실화탐사대'에 소개됐다. 지난달엔 고인이 직접 tvN 예능프로그램 '유퀴즈 온 더 블록'에 출연해 자신의 이야기를 전했다.

당시 전 작가는 "아빠라는 존재는 깨끗하게 잊고 네 행복만을 위해 살라고 하고 싶은데 솔직하지 않은 심정"이라고 진심을 내비쳤다.

그는 "'희미하게 기억나는 남자가 있다. 나보다 나이가 아주 많은, 왜인지 모르겠지만 갑자기 늙어버린 남자가 있는데, 나를 바라보면 아주 따뜻했고 맛있는 걸 많이 차려주던 사람이 있었다. 누군지는 모르겠다. 떠올리면 문득 그립기는 하다' 이 정도로 기억하면 좋겠다. 나는 당연히 27년간 행복을 안겨줬던 잘생긴 아기를 품에 안고 있을 거다"고 아들을 향한 바람을 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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