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규제 때마다 근저당 급증…두 달 새 60% 증가한 경우도

김지영 기자
2026.07.21 17:15
서울시 근저당권설정등기 신청 근저당권자 현황/그래픽=최헌정

이재명 대통령의 아파트 매매 과정에서 근저당권이 설정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개별 거래를 넘어 부동산 시장의 자금 조달 구조 변화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대통령 부부가 보유했던 분당 아파트는 약 29억원에 매매됐고 동시에 채권최고액 17억7000만원 규모의 근저당권이 설정됐다. 통상 채권최고액이 실제 차입금보다 110~130% 수준에서 정해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자금 차입 규모는 약 14억~16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금융권 대출 대신 매도인 즉 집주인으로부터 매수 자금을 조달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부동산 등기 데이터에서도 대출 규제가 강화될수록 근저당 설정이 역시 늘어나는 흐름이 확인됐다.

21일 법원 등기부등본 데이터를 살펴보면 서울시의 근저당 설정은 특정 시기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인다. 서울 집합건물을 기준으로 한 내국인 근저당권자(근저당권을 등기부에 설정한 채권자) 수를 보면 올해 2월 387명에서 3월 489명, 4월 617명으로 두 달 사이 59.4% 증가했다. 통상적인 월별 변동폭을 감안하면 이례적으로 빠른 증가세다. 이후 5월 611명, 6월 538명으로 다소 조정됐지만 단기간 내 급증한 흐름은 뚜렷하다.

이 시기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만료 예고로 급매성 거래가 확대되던 시기로 거래 수요는 살아나지만 대출 규제는 유지되던 구간이다. 특히 고가 주택이나 다주택자의 경우 금융기관을 통한 자금 조달이 사실상 막혀 있는 상태였다.

유사한 흐름은 앞선 대출 규제 때도 확인된다. 지난해 5월 482명이던 서울 집합건물 기준 내국인 근저당권자 수는 6월 571명으로 증가한 뒤 7월 617명, 8월 632명까지 불어났다. 불과 3개월 사이 근저당권자 수가 30% 이상 급증한 모습이다. 이는 당시 주택담보대출 한도 제한 등 대출 규제 강화와 시기가 맞물린다.

반면 같은 해 9월(공급대책)과 10월(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지정, 대출 규제 세분화)에는 근저당권자 수가 600명에서 425명으로 약 29.2% 감소했다. 거래 자체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담보 설정 역시 동반 감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등기 데이터는 대출 규제와 시장 상황에 따라 근저당 설정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거래가 살아나는 국면에서는 근저당이 빠르게 늘고 거래가 급격히 위축될 때는 감소하는 패턴이 반복된다. 특히 금융 규제가 유지되는 상태에서 거래 수요가 회복될 경우 근저당 증가 폭이 더 크게 나타나는 특징이 확인된다.

이 같은 구조는 최근 시장 환경과 맞물리며 주목받고 있다. 주택담보대출 규제가 강화된 상황에서 고가 주택 거래를 중심으로 금융권 외 자금 조달이 병행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점에서다. 실제로 현재 수도권 규제지역에서는 일정 금액 이상의 주택에 대해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크게 제한되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도 적용된다. 이로 인해 매수자가 필요한 자금을 전적으로 금융기관을 통해 조달하기 어려운 구조가 형성돼 있다.

특히 규제 시점과 근저당 증가가 반복적으로 맞물리는 패턴은 부동산 거래가 금융 규제와 완전히 분리돼 움직이지 않는다는 점을 시사한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금융권 대출이 제한된 상황에서 거래를 성사시키기 위해 다양한 자금 조달 방식이 동원될 수밖에 없고 그 결과가 등기상 근저당 설정 증가로 나타난 것은 충분히 인과관계 성립된다고 본다"며 "등기 데이터만으로 자금의 성격을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최소한 금융권 대출 외 경로를 포함한 자금 조달이 거래 과정에서 일정 역할을 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이어 "다만 등기 정보만으로 근저당권이 금융기관 대출인지, 개인 간 자금 거래인지 구분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채권최고액만으로 실제 차입 규모나 자금 출처를 특정하기 어렵고 구체적인 계약 관계와 내용을 확인해야만 정확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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