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통령 17.7억 근저당 '셀러 파이낸싱' 무엇?…강남선 "종종 있어"

남미래 기자
2026.07.21 16:51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2026.07.21. bluesoda@newsis.com /사진=

이재명 대통령 부부가 주택을 처분하는 과정에서 매수인 소유로 넘어간 주택에 17억7000만원의 근저당권을 설정하면서 거래 구조를 둘러싼 관심이 커지고 있다. 부동산업계는 이같은 근저당 거래에 대해 금융권 대출이 제한된 상황에서 매도인이 매매대금 일부를 사실상 빌려주는 방식으로 분석했다.

21일 대법원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이 대통령 부부가 공동 보유한 분당 양지마을 금호1단지 전용면적 164.25㎡ 아파트는 지난 14일 29억원에 매매계약이 체결되고 이틀 뒤인 16일 소유권 이전 등기까지 완료됐다. 이 과정에서 이 대통령 부부는 공동매수인을 상대로 채권최고액 17억7000만원의 근저당권을 설정했다. 집을 팔면서 매수인에게 근저당권 설정을 통해 집 살 돈을 빌려준 것이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이 같은 거래 방식을 '셀러 파이낸싱(Seller Financing·매도인 금융)'으로 칭했다. 매수인이 잔금을 모두 마련하지 못했을 때 매도인이 일정 기간 자금을 빌려주고 매수인은 이후 약정한 시점에 원금과 이자를 상환하는 방식이다. 집값 상승과 대출 규제가 맞물리면서 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 매수인과 매각 시점을 맞춰야 하는 매도인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질 때 주로 활용된다.

잠실 인근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잔금 날짜가 맞지 않을 때 매수인이 중도금을 지급하고 소유권을 먼저 넘겨받은 뒤 남은 대금을 지급할 때까지 매도인이 근저당권을 설정하는 거래가 종종 있다"며 "약속한 날짜까지 잔금을 지급하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별도의 특약을 두기도 한다"고 말했다.

특히 거래 금액이 큰 강남권이나 조합원 자격 확보를 위해 등기 시점이 중요한 재건축 단지에서 이 같은 거래 방식이 자주 등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포의 한 공인중개사는 "고가 주택은 계약부터 잔금까지 수개월이 걸리는 경우가 많아 그사이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줄이기 위해 당사자 간 협의로 근저당권을 설정하기도 한다"며 "대출 규제가 강화되기 전에도 종종 있었던 거래 방식"이라고 말했다.

이자는 매도인과 매수인의 협의를 통해 정할 수 있다. 금리는 통상 금융권 대출금리와 비슷한 수준으로 약정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 대통령 부부 주택 매도 거래의 이자 지급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셀러 파이낸싱은 금융권 대출 규제를 직접 적용받지 않는다. LTV(주택담보대출비율)와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은 금융회사가 취급하는 대출에 적용되는 규제다. 매도인과 매수인 사이의 개인 간 금전 거래에는 같은 기준이 직접 적용되지 않는다.

금융권 대출이 막히면서 자금 수요가 개인 간 대출이나 대부업 등 비은행권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담보가치가 높은 서울 아파트를 보유하고 상환 능력도 있는 차주가 금융권에서 충분한 대출을 받지 못해 고금리 자금을 찾는 경우가 있다"며 "금융권 규제가 강화될수록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사금융 거래가 늘어날 가능성도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개인 간 거래라고 해서 별도의 절차가 필요 없는 것은 아니다. 차용증과 상환 조건을 작성하고 근저당권을 설정하는 등 채권·채무 관계를 명확히 해야 한다. 이자율과 상환 조건 등을 명확히 정하지 않으면 세무상 문제나 민사 분쟁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부동산 전문가는 "셀러 파이낸싱 자체는 법이 허용하는 거래 방식이지만 금융권 규제가 강해질수록 이를 활용한 거래가 늘어날 수 있다"며 "강력한 대출 규제가 만든 비정상적인 거래 구조로, 법을 어긴 건 아니지만 편법을 썼다는 점에서 비판의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