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내외가 경기 성남시 분당구 자택을 29억원에 매각하면서 매수인 명의로 17억7000만원의 근저당권을 설정한 것에 대해 법조계에선 법률적으로는 문제가 없다는 견해가 우세하다. 반면 일각에서는 정부의 부동산 대출 규제가 강화된 상황에서 계약 초기부터 근저당 설정을 전제로 거래가 이뤄졌다면 사실상 대출 규제를 우회한 것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동산 매매 과정에서 매수인의 잔금 채무를 대출 채무로 전환해 근저당권을 설정하는 '준소비대차 계약'은 법적으로는 아무 문제가 없다. 실제 다주택자 규제를 피하거나 재개발·재건축 조합원 지위를 승계하는 등 일정 기간내 소유권을 넘겨야 하는 경우라면 이같은 계약방식이 현실적인 대안으로 자주 활용된다. 이 대통령 부부 역시 매수인이 조합원 지위를 승계하기 위해 이달 말로 예정된 재건축 사업시행자 지정고시 전에 거래를 마친 것으로 풀이된다.
부동산 전문 A변호사는 "고가 아파트뿐 아니라 저가 빌라 거래에서도 준소비대차 계약이 등장한다"며 "통상 부동산을 인도받은 날부터 잔금을 지급할때까지 세법상 당좌대출이자율(연 4.6%)이나 민법상 법정이율(연 5%)을 적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김예림 법무법인 심목 변호사도 "집값은 높은데 대출은 어렵다 보니 이 같은 거래가 적지 않다. 특히 재개발·재건축 사업지에서는 입주권을 받을 수 있는 기한이 정해져 있어 매도인이 이주비 대출이 실행될 때까지 근저당권을 설정하기도 한다"며 "다만 부동산 대출 규제로 매매가 쉽지 않았다면 가격을 낮춰 매도하는 방법이 바람직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매수인이 피치못할 사정으로 잔금이 지연된 게 아니라 토지거래허가 신청 전 가계약 단계부터 근저당권 설정을 약정했다면 사실상 대출 규제 우회를 노린 것으로도 볼 수 있다. 흔히 말하는 편법 거래인 셈이다.
다만 이 대통령 자택이 위치한 분당구청은 이런 거래 형태와 관련, 근저당권 설정 자체를 제한하는 규정이 없는 만큼 자금조달계획서와 이에 부합하는 증빙서류가 제출된다면 토지거래허가 및 부동산거래신고에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자 지급 방식도 편법 여부를 판단하는 요소 중 하나로 꼽힌다. 역시 부동산을 전문으로 하고 있는 B변호사는 "근저당권 설정시 이자율과 변제기간 등을 명확히 약정하지 않았다면 사실상 무이자 대여나 잔금 이행 의사 부재로 간주돼 편법 논란이 생길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매수인보다 매도인에게 위험 부담이 큰 거래라는 분석도 제기했다. B변호사는 "매수인이 끝내 잔금을 지급하지 않으면 매도인은 근저당권을 실행해 부동산을 경매에 넘겨 채권을 회수해야 한다"며 "여기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고려했을 때 매도인 입장에서 실익이 크지 않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