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60개월을 웃도는 3기 신도시 조성 기간을 절반 이하로 단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존 공급 예정지의 착공을 앞당기는 동시에 직접 수도권을 돌아보며 신규 택지를 발굴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대통령이 직접 주택 공급의 속도와 물량을 강조하면서 국토교통부와 LH(한국토지주택공사) 등 관계 부처와 기관에도 강도 높은 정책 추진이 요구될 전망이다.
이 대통령은 23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부동산 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3기 신도시 조성 속도를 높여야 한다는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의 건의에 "내부적으로 신도시 조성에 60개월이 넘는 기간이 걸린다는 의견이 있었다"며 "그 기간을 절반 이하로 줄이기 위해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3기 신도시를 포함해 기존에 발표된 지역의 착공이 지연되는 것은 정말 심각한 문제"라며 "행정 속도가 너무 느리다. 필요하다면 규정을 바꾸거나 절차를 병행해 전체 사업 기간을 줄여볼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신규 택지 발굴에도 직접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제가 헬기를 타고 수도권을 돌아볼 생각"이라며 "택지가 될 만한 곳을 직접 찍어보려 한다"고 말했다.
이는 수도권 과밀화와 가용 토지 부족으로 신규 택지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기존 행정 관행에 얽매이지 않고 공급 가능 부지를 적극적으로 찾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공급을 늘리기 위해 추가 부지를 최대한 발굴하고 있지만 신규 택지 발굴이 만만치 않다"며 "공무원들 입장에서는 원래 당연히 안 되는 곳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저나 여러분의 시각은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3기 신도시를 포함한 수도권 공공주택 사업의 일정을 전면 재점검하고 단순한 공급계획 발표를 넘어 착공과 준공, 입주로 이어지는 실질적인 공급 성과를 앞당기는 데 정책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구체적으로는 지구 지정과 지구계획 수립, 관계기관 협의, 토지보상 등 공공택지 조성 절차를 가능한 범위에서 병행하는 방안이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는 각 절차를 순차적으로 진행해 왔지만 관계기관 협의와 각종 조사·심사를 동시에 추진해 착공까지 걸리는 시간을 단축하겠다는 구상이다.
국토부는 하반기 남양주 왕숙 6800가구, 인천 계양 1100가구 등 3기 신도시에서 총 1만2000가구를 착공할 계획이다. 태릉과 성남 등 주요 공공주택 부지의 착공 일정도 기존 2030년에서 2029년으로 1년 앞당기기로 했다. 대통령이 추가적인 기간 단축을 주문함에 따라 기존 공급 일정이 다시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
신규 택지 확보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국토부는 지난달 '서울 서리풀2 공공주택지구'를 신규 공공주택지구로 지정하고 2000가구 규모의 주택을 추가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서리풀2지구는 2024년 11월 주민공람을 시작해 지난 3월 중앙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통과했다. 앞서 지정된 서리풀1지구 1만8000가구와 함께 서울에서 보기 드문 대규모 공공주택 공급지로 꼽힌다.
지난 2월에는 관악구 남현동 서울남현 공공주택지구의 지구계획을 최초 승인하는 등 도심 내 소규모 유휴부지와 자투리땅을 활용한 공급도 추진하고 있다. 다만 서울과 수도권은 개발 가능한 토지가 부족한 데다 주민 반발과 환경·교통 문제 등이 얽혀 있어 추가 택지를 확보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택지 개발과 공공 주택 공급을 책임지고 있는 LH의 역할과 조직 개편도 빨라질 전망이다. 현재 LH는 공공기관 개혁 기조에 따라 토지·주택 개발 기능과 토지 비축 기능을 분리하는 조직 개편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대통령이 공급 확대와 택지 개발 기능 강화를 직접 주문한 만큼 오는 9월 발표될 개혁방안에 택지 확보와 공공주택 공급 역량을 강화하는 내용이 포함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다만 사업 기간을 절반 이하로 단축하려면 행정 절차를 단순히 줄이는 데 그치지 않고 개별 사업 단계에 얽힌 이해관계를 신속하게 조정해야 한다. 공공택지는 지구 지정 이후에도 토지 보상과 부지 조성, 광역교통대책 수립, 주택 인허가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하는 만큼 관계부처와 지자체, 공공기관 간 긴밀한 협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