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으면 어때..."10평짜리 아파트라도 사둘래" 서울 초소형 뜬다

배규민 기자
2026.10.01 15:11

서울 초소형 아파트 거래 34% 늘었다

서울 아파트 면적별 매매 거래 변화/그래픽=윤선정

#1990년대생 직장인 A씨는 최근 서울 구로구의 소형 아파트를 구입했다. 당장 결혼할 계획은 없지만 전셋집을 구하기 어려워지면서 안정적으로 살 집부터 마련하기로 했다. 집값이 계속 오르는 상황에서 작은 집이라도 사두면 가격이 크게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기대 서린 결정이었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 급감한 와중에도 초소형 아파트 거래는 34% 가까이 증가했다. 집값과 전월세 가격이 함께 오르고 대출로 마련할 수 있는 자금도 제한되면서 면적을 줄여 내 집 마련에 나서는 수요가 늘었다는 분석이다. 비강남 지역뿐 아니라 강남3구에서도 동일한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1일 한국부동산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1~7월 서울 아파트 전용 40㎡ 이하 매매 거래는 5431건으로 전년 동기의 4064건보다 33.6% 증가했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전체 매매 거래가 5만1874건에서 4만8750건으로 6.0%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전체 거래에서 전용 40㎡ 이하가 차지하는 비중도 7.8%에서 11.1%로 3.3%포인트 높아졌다. 특히 전용 21~40㎡ 거래는 전년 동기보다 45.3% 늘어난 반면 전용 41~60㎡는 6.1% 줄었다.

이런 변화는 고가 주택이 밀집한 강남3구에서도 확인됐다. 강남·서초·송파구의 전체 아파트 거래는 9173건에서 6479건으로 29.4% 줄었지만 전용 40㎡ 이하 거래는 662건에서 875건으로 32.2% 늘었다. 구별 초소형 거래 증가율은 서초구가 55.8%로 가장 높았고 이어 송파구 35.6%, 강남구가 20.4% 등의 순이었다.

비강남에서는 지역에 따라 흐름이 엇갈렸다. 마포구와 광진구는 전체 거래가 각각 46.0%, 46.6% 줄어든 가운데서도 초소형 거래는 153.9%, 150.0% 늘었다. 노원·도봉·중랑구는 전체 거래와 초소형 거래가 함께 증가했다. 노원구의 초소형 거래는 401건에서 650건으로, 도봉구는 89건에서 171건으로 늘었다. 중랑구는 132건에서 451건으로 증가했다. 반면 구로·강서·동대문구 등에서는 초소형 거래가 전년 대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시장 전문가들은 초소형 거래 증가를 주택 구매력과 주거비 부담이 동시에 작용한 결과로 해석했다. 장기간 계속된 집값 상승으로 동일한 자금으로 살 수 있는 주택의 면적은 이전에 비해 줄어든 반면 전세 매물 부족과 전월세 가격 상승은 실수요자의 매수 결정을 앞당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대출 규제도 초소형 거래 증가의 배경이 되고 있다. 정부가 대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부족한 자금을 금융권 대출로 메우던 시기는 이미 끝난 상황. 부족한 자금을 대출로 조달하기 어려워진 만큼 상대적으로 총매입가격이 낮은 초소형으로 수요가 향한다는 설명이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 연구원은 "서울에 머물거나 선호하는 입지를 확보하려는 수요가 초소형까지 매수를 확장하고 있다"며 "집값과 전월세가 함께 오르는 상황에서 구매력이 낮은 수요자가 선택할 수 있는 주택은 작은 면적에 집중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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