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싼 집 찾았는데 여기도 신고가"…서울 9억 이하 거래 비중 커졌다

배규민 기자
2026.10.07 18:20

상향 평준화하는 집값 ③

서울 아파트 가격대별 신고가 비중/그래픽=최헌정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에서 9억원 이하가 차지하는 비중이 60%에 육박했다. 집값 상승과 대출 제약으로 실수요자가 예산에 맞는 주택을 찾고 있지만 6억~9억원대에서도 거래 10건 중 3건이 신고가를 기록했다. 전세 매물 부족과 전셋값 상승까지 겹치면서 매수 가격대를 낮춰도 내 집 마련 부담을 줄이기 쉽지 않은 모습이다.

7일 머니투데이가 직방에 의뢰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서울 전체 아파트 거래 중 9억원 이하 비중은 지난 5월 44.8%에서 8월 52.3%, 9월 59.8%로 높아졌다. 넉 달 사이 15.0%포인트 확대됐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 2242건 가운데 1341건이 9억원 이하에서 이뤄졌다.

가격대별로는 3억원 초과~6억원 이하가 666건으로 가장 많았고 6억원 초과~9억원 이하가 592건으로 뒤를 이었다. 두 구간이 전체 거래의 56.2%를 차지했다. 반면 3억원 이하 거래는 83건으로 3.7%에 그쳤다.

낮은 가격대의 거래 비중이 커졌다고 이전보다 싸게 살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서울 6억원 초과~9억원 이하 아파트의 신고가 비중은 올해 1월 15.6%에서 8월 31.4%, 9월 29.7%로 높아졌다. 지난달 해당 구간 거래 592건 중 176건이 종전 최고가격을 경신했다. 전월보다 소폭 낮아졌지만 연초의 두 배에 가까운 수준이다.

경기 아파트 거래·신고가 비중/그래픽=윤선정

지난달 3억원 초과~6억원 이하의 신고가 비중은 9.6%, 3억원 이하는 6.0%였다. 거래는 3억~6억원대에서 가장 많았지만 가격 경신은 6억~9억원대에서 더 활발했다. 같은 9억원 이하라도 가격대별 차이가 나타났으며 상대적으로 저렴한 주택을 선택하더라도 이전보다 많은 자금이 필요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집값은 올랐지만 실수요자의 자금 여력은 그만큼 늘지 않아 더 낮은 가격대로 수요가 이동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지난해 말만 해도 15억원 수준이던 선호 단지의 가격대가 20억원 안팎으로 오르면서 실수요자들이 다른 선택지를 찾고 있다는 설명이다. 대출 규제로 인해 대출 문턱도 높아진 상황인 만큼 당장 주택 매수에 나서려면 가격대가 더 낮은 다른 단지를 찾거나 집 크기를 줄여야 한다.

시장에서는 가격이 오른 지역의 매수 수요와 매물이 모두 적어 거래가 조용해진 반면 15억원 이하에서 대안을 찾는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서울 거주를 유지하려면 면적을 줄이고, 원하는 면적을 확보하려면 지역을 넓혀야 하는 부담도 커졌다.

전셋값 상승도 세입자의 매수 고민을 키운다. 전세 계약을 갱신하려면 보증금을 더 마련해야 하고 다른 집으로 옮기려 해도 매물이 부족해 원하는 집을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자금 여력이 있는 세입자는 높아진 전세보증금을 감당하기보다 예산 범위 안에서 주택 매수를 선택하려는 경향이 구체화하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가격대가 더 낮은 집을 찾는 수요에 세입자의 매수 수요까지 더해지면 중저가 이하의 주택의 가격 상승 압력도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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