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기업소득환류세제(이하 환류세) 적용대상에 금융회사를 제외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금융회사는 올해부터 바젤Ⅲ 등 건전성 규제가 강화돼 배당을 자제하고 자본을 확충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는 점을 감안한 조치다. 주요 금융사 중에서 삼성생명과 교보생명, KB손해보험 등이 수십억원에서 많게는 100억원이 넘는 환류세를 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최근 기획재정부와 금융회사를 기업소득환류세제 적용 대상에서 배제하는 내용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금융위는 협의체를 구성해 환류세를 비롯해 금융사에 적용되는 세제 전반에 대해 기재부에 요청할 개선안을 취합하고 있다.
환류세는 정부가 기업의 투자와 배당을 유도하기 위해 도입한 세제로 기업이 당해년도 이익의 일정 부분을 투자나 임금, 배당에 쓰지 않고 사내유보금으로 쌓아두는 경우 부과된다. 환류세는 지난해 실적을 기준으로 올해 첫 적용된다.
금융회사의 경우 일반 회사와 달리 국제적으로 강화된 자본 규제로 인해 배당을 자제하고 자본을 확충해야 한다는 게 금융당국의 판단이다. 은행은 바젤Ⅲ에 따라 2019년까지 자본비율을 끌어올려야 하고 보험사는 2020년에 도입될 예정인 보험 국제회계기준(IFRS4) 2단계에 따라 수십조원의 자본확충 부담을 안고 있다.
이에 대해 기재부 관계자는 "오는 7월 세법을 개편할 때 이 부분(금융사의 환류세 적용 제외)에 대해서도 검토할 계획"이라며 "원칙적으로 지금의 환류세제에 보완해야 할 사항이 있으면 모두 들여다 보려 한다"고 밝혔다. 기재부는 최근 톤세 적용을 받는 해운기업에 대해서는 환류세를 적용하지 않겠다고 밝혀 금융사도 예외 적용이 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 다만 예외 적용이 많아지면 세제의 일관성이 떨어진다는 부담이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권은 고임금 논란과 더불어 성과주의 확산으로 연봉을 올릴 수 없어 환류세 적용을 받지 않으려면 현실적으로 배당을 늘릴 수밖에 없다"며 "자본 확충이 시급한 시점에 환류세가 금융사의 배당 확대 정책의 합리화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지난해 기준 10개 은행의 배당금 총액은 2조원 수준으로 전년 대비 큰 폭으로 증가했다. KEB하나은행의 배당성향은 110%(회계상 1월~8월 구 하나은행 순익은 제외된 계산)에 달했고 다른 은행들도 고배당으로 환류세 적용을 모두 피해갔다.
반면 배당성향이 10~30% 전후인 보험사는 거액의 환류세를 물어야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생명보험사 1위사인삼성생명이 34억원을, 교보생명이 110억원을 내야 하고KB금융지주 산하KB손해보험도 30억원의 환류세를 부담해야 한다. 흥국생명은 3억원을 내야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기업의 배당을 유도하는 기재부와 금융사 자본규제를 해야 하는 금융당국 간의 조율이 필요한 것 같다"며 "금융사에 환류세를 적용한다면 내년에도 고배당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