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실손 간편청구, 'EMR 3사' 몽니에 발목...1000억 더 드나

권화순 기자, 배규민 기자
2025.11.10 17:23

병원에서 종이 서류를 떼지 않고 앱(실손24)으로 손쉽게 의료비 청구가 가능한 실손의료보험 간편청구 이용률이 고작 1%에 그치고 있다. 도입 2년차에도 참여 병원이 절반 수준에 그치고 특히 동네 병원(의원급) 참여율은 11% 밖에 되지 않는다.

근본 원인은 EMR(전자의료기록) 업계 상위 3사의 참여 거부 탓이다. 병원과 보험사의 전산 프로그램을 연계하는 EMR 업체 3사가 추가 수수료를 요구하고 있다. 보험업계는 3사 요구 수용시 매년 1000억원의 비용이 추가 발생해 실손보험 적자 굴레를 벗어날 수 없다는 입장이다.

10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법이 14년 만(지난 2023년 10월)에 어렵게 국회를 통과했지만 요양기관(병원)의 참여율이 57.7%(7일 기준)에 그치고 있다. 지난해 병상 30개 이상 병원급부터 시작해 지난달 2단계로 동네병원(의원급)과 약국 등 전 요양기관의 의료비 청구가 가능하지만 정작 동네병원 참여율은 10곳 중 1곳에 불과하다.

병원들이 간편청구 도입을 반대해서가 아니다. 구조적으로 환자가 앱으로 청구하면 '병원→전송대행기관(보험개발원)→보험사'로 전자 서류가 전송돼야 한다. 병원에서 전송대행기관으로 서류를 넘기려면 EMR 업체가 관련 프로그램 개발과 연계 작업을 해야 한다. 문제는 수만개의 병원에 전자 서비스를 제공 중인 유비케어(자회사 헥톤프로젝트) 이지스헬스케어, 비트컴퓨터 등 상위 3사가 개발 및 연계를 거부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른 65개 EMR 업체는 참여를 확정했다.

이들은 실손24 참여를 위해 수수료 상향을 요구하고 있다. 3사는 영수증 장당 250원 , 유지보수료 현행 대비 10배, 설치비 5배 증액 등을 협상 카드로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일정 수준의 설치비, 확산비, 유지비 등을 65곳 EMR에 약속한 보험업계는 "무리한 요구"라며 이 조건을 수용하면 전체 EMR 업체에 매년 1000억원 넘는 수수료를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실손보험이 지금도 1조원 적자가 나는데 3사 요구 수용시 결국 보험료 인상으로 귀결된다"며 "4000만명의 실손보험 가입자의 의료·금융서비스 편익을 심각하게 제한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