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억원 금융위원장이 금융지주 회장의 연임 시 주주총회 의결 요건을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10명 내외의 사외이사가 결정해 온 금융지주 회장의 연임 절차에 주주의 통제권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다만 금융회사 지배구조법 개정이 필요한 만큼 시기상 3월 주주총회부터 당장 적용하기는 어려울 수 있지만, 이 위원장은 법 시행시점과 무관하게 '신호' 효과가 있다고 언급해 파장이 예상된다.
이 위원장은 28일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지배구조 선진화 추진 방향에 대해 "참호구축 문제가 제기된 CEO(최고경영자) 연임에 대해 주주통제를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은행 지주회사 CEO 선임시 주총 의결요건을 강화하는 방안을 포함해 검토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지난 16일 금융회사 지배구조 선진화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해 다음달까지 개선방안을 빠르게 도출키로 했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이 "부패한 이너서클"이라고 직격한 금융지주 CEO의 장기 연임에 대해 앞으로 주총 의결권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금융지주 회장은 사외이사로 구성된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에서 단독 후보를 추천하면 주총에서 발행주식의 4분의1, 출석주식의 2분의1 찬성의 일반결의로 의결한다. 상법상 특별결의 요건인 발행주식의 3분의1, 출석주식의 3분의2 등으로 의결 요건을 강화하는 방안이 금융당국 내에서 거론되고 있다. 실제 A금융지주 전 회장의 경우 연임시 주총 찬성비율이 56.43%에 그쳐 특별결의였다면 연임 안건은 부결됐다.
다만 주총 의결권 강화는 법 개정 사항이라서 시기상 다음달 주총부터 금융지주 회장의 연임 안건에 대해 곧바로 적용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현재 BNK금융·신한금융·우리금융지주 3곳의 임추위가 지난해 말 현 회장을 단독 후보로 추천해 오는 3월 주총 의결을 앞두고 있다.
이에 대해 이 위원장은 "특정 사안, 특정 케이스에 직접 링크해서 하려는 것은 아니다. 제도 개선 하는 것과 실제 개별 케이스에 적용하는 부분에 대해 시기를 염두에 두고 만드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대신 이 자체가 시행시점과 무관하게 어떻게 나아가야 할 방향, 지켜야 하는 기준이 되니 이 자체도 많은 신호를 보내는 효과가 있다"고 언급했다.
지배구조 개선안이 금융감독원 검사를 받고 있는 BNK금융에 영향을 줄 수 있냐는 질문엔 "국민들이 보기에 과연 이런 구조의 회장 선임 과정이 공정하고 투명한지, 시장과 주주들이 신뢰할 만한 사람이 (회장이)되는지 문제제기가 나와 금융기관이 거기에 답을 해야 할 의무가 있다"며 "답이라는게 말이 아니라 행동, 결과, 성과로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가계부채 관리 방향에 대해선 이 위원장은 "지난해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율이 1.8%인데, 이것보다는 더 낮게, 엄격하게 관리하겠다"며 "지금까지 총량 목표만 봤는데, 주담대도 같이 볼 수 있게 별도 관리 목표를 설계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다음달 말쯤 올해 가계부채관리 세부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 위원장은 가입률 2%에 그치는 주택연금 활성화 방안도 내놓겠다고 했다. 그는 "고령자 비중이 20% 이상이라 노후자산의 유동화로 노후 소득 보장을 하는 측면에서 주택연금의 역할 중요하다"며 "기금의 건정성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주택연금 수령액을 인상하고 초저가 지방주택 보유자에 대해 귀농귀촌시 실거주 의무를 예외하는 방안도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매년 6000억원 가량의 투자금을 모집하는 국민참여형 국민성장펀드 상품은 6월 안에 내놓는다. 이 위원장은 "성장펀드의 성과를 국민들이 공유할 수 있도록 상품을 6월전 가입하도록 목표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펀드 수익률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고, 결국은 세제부분의 인센티브가 중요하다"며 "소득공제 부분과 재정이 후순위로 막아주는 부분, 운용을 잘해서 수익률 높이는데 각별하게 신경쓸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 산하 금감원의 공공기관 지정에 대해선 직접적인 입장은 밝히지 않고 에둘렀다. 공공기관운영위원회는 29일 금감원의 공공기관 지정 여부를 결정한다. 법상 주무부처인 금융위와도 협의를 거쳐야 한다.
이 위원장은 "금감원에 대한 민주적 통제 강화 필요성이 있다는 것은 중론"이라면서 "방법론상으로는 공공기관 지정을 통해 공운법에 따른 공시, 복리후생, 증원을 공공기관 관리 체계로 편입해 통제하는 방법이 있고, 통제수준은 플러스(+) 알파(α)로 더 하되 통제 주체를 금융이라는 특수성을 감안해 주무부처가 하는게 실효적이지 않냐 하는 게 있다"고 말했다. 다만 "최종적으로는 공운위에서 결정된다"며 직접적인 입장은 밝히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