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시대에 들어서고 노후자산의 '부동산 쏠림'이 심화되면서 정부가 주택연금 역할을 대폭 강화한다. 집은 있지만 현금흐름이 부족한 고령층이 안정적인 생활비를 확보할 수 있도록 수령액을 높이고 가입 문턱을 낮추는 방향이다. 평균 가입자 기준으로는 월 지급액이 약 4만원 늘고, 전체 가입기간 동안 약 849만원 수령액이 늘어난다.
5일 금융위원회가 주택연금을 국민연금·퇴직연금·개인연금과 함께 노후보장 체계의 한 축으로 정착시키기 위해 '2026년도 주택연금 개선방안'을 마련해 발표했다.
주택연금은 2007년 도입 이후 누적 약 15만 가구가 가입했지만, 전체 가입대상이 773만 가구인 점을 볼 때 가입률이 여전히 2% 수준에 머물러 제도 활성화 요구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국내 60세 이상 가구 자산의 78%가 부동산에 집중돼 있고 고령화 속도도 빨라, 주택을 활용한 현금흐름 확보 수단을 확대할 필요성이 커졌다는 판단이다.
이번 개편의 핵심은 수령액 증가다. 주택연금의 계리모형을 재설계하면서 평균 가입자인 72세, 주택가격 4억원 기준 월 수령액이 기존 129만7000원에서 133만8000원으로 약 4만1000원(3.13%) 늘어난다. 가입자들의 기대수명을 반영하면 전체 가입기간 동안 약 849만원의 추가 수령 효과가 발생한다. 수령액 인상은 기존 가입자에게 소급 적용되지 않고 오는 3월 1일 이후 신규 신청자부터 적용된다.
취약 고령층을 위한 우대형 주택연금 지원도 강화한다. 기존에는 부부중 1인이 기초연금수급자이고 부부합산 시가 2억5000만원 미만 1주택을 보유한 기초연금 수급자가 대상이었는데, 앞으로는 시가 1억8000만원 미만 주택 보유자에 대해 우대폭을 확대한다.
우대형 평균 가입자인 77세, 주택가격 1억3000만원 기준 일반형 대비 월 우대액이 기존 9만3000원에서 12만4000원으로 늘어나면서 월 수령액은 53만원에서 65만4000원으로 확대된다. 마찬가지로 소급없이 오는 6월 1일 이후 신규 신청자부터 적용된다.
가입 부담 완화를 위한 조치도 포함됐다. 초기보증료율은 주택가격의 1.5%에서 1.0%로 낮아지며 주택가격 4억원 가입자 기준 200만원의 초기 비용 절감 효과가 발생한다. 주택연금을 해지할 때 받을 수 있는 초기보증료 환급 가능 기간은 3년에서 5년으로 확대된다. 다만 보증료 인하로 인한 수령액 감소를 막기 위해 연보증료율은 대출잔액의 0.75%에서 0.95%로 인상된다. 보증료 관련 개선 역시 3월 1일 이후 신규 신청자부터 적용된다.
가입자 편의성도 개선된다. 기존에는 주택연금 가입 시 담보주택에 반드시 실거주해야 했다. 그러나 오는 6월 1일 가입자부터는 질병 치료나 장기 요양, 자녀 봉양, 노인주거복지시설 입주 등 불가피한 사유가 있을 경우 실거주하지 않더라도 가입할 수 있다.
또 가입자 사망 이후 만 55세 이상 자녀가 동일한 주택을 담보로 주택연금에 재가입할 때 별도의 채무 상환 절차 없이 연금 가입이 가능하도록 제도를 손질한다. 기존에는 부모가 받은 주택연금 채무를 전액 상환해야 했다. 대신 기존 주택연금 채무 상환 규모에 따라 자녀의 주택연금 수령액은 달라지며, 주택연금 채무가 주택의 잔존가치보다 클 경우에는 가입이 불가능하다.
정부는 이번 개편으로 수령액이 늘고 초기 비용 부담이 줄면서 주택연금 가입 유인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현재 연간 1만5000여건의 가입 건수를 2030년까지 연간 2만건까지 확대해 주택연금 가입률을 3%까지 높인다는 설명이다.
특히 금융위는 지방 가입자 우대방안도 추가적으로 고려중이다. 현재는 지방 주택을 담보로 주택연금을 가입하더라도 명시적인 추가 지원방안은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우대형 주택연금 가입자의 약 70%가 지방 거주자로 상대적으로 연금 혜택을 더 많이 받고 있으나, 전체 15만건 중 지방 가입자는 5만건으로 33%에 불과한 상황이다. 정부의 지방우대 정책 기조에 맞춰 추가적인 지원방안을 마련한다는 의도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