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가 지난해 서민·소상공인 총 292만8000명을 대상으로 신용회복 지원조치를 시행한 가운데, 이들 중 약 17만명이 올해 1월 단 20일 만에 또다시 신규 연체된 것으로 확인됐다.
9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실이 NICE평가정보·한국평가데이터(KODATA) 등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신용사면 수혜를 받은 이들 중 올해 1월1일부터 같은 달 20일까지 신규 연체가 발생한 이는 개인 16만2000명, 개인사업자 7000명 등 총 16만9000명이다.
정부는 2020년 1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5000만원 이하 연체가 발생했으나 지난해 12월31일까지 연체금액을 전액 상환한 개인과 개인사업자를 대상으로 신용회복 조치를 시행했다.
이번 조치로 개인 257만2000명, 개인사업자 35만6000명이 수혜를 받았다. 보통 연체를 모두 상환해도 최장 5년간 금융거래 제한 등 불이익을 받는데, 이번 조치로 연체 기록이 삭제돼 카드 발급, 신규 대출이 가능해졌다.
문제는 지난해 말까지 신용회복 수혜를 받은 이들 중 5.8%(16만9000명)가 새해 들어 단 20일 만에 또다시 연체 기록이 생겼단 것이다. 2월 현재 기준으로는 연체자가 더 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신용사면 이후에도 연체를 반복하는 이들이 그만큼 많은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어느 정도 예견된 결과기도 하다. 윤석열 정부였던 2024년에도 신용사면을 받은 286만7964명 중 약 33.3%인 95만5559명이 지난해 7월 기준으로 다시 연체자가 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재명 정부는 지난해에 2021년, 2024년 신용사면 조치의 혜택을 받지 못한 차주(개인 77만3000명, 개인사업자 39만9000명)도 포함하는 대규모 신용회복 조치를 실시했으나 즉각 재연체 사례가 나타나면서 성실 상환자를 정상적인 경제활동에 복귀시킨다는 신용사면의 당초 취지가 무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상훈 의원은 "연체 기록을 지워주는 행정적 조치만으로는 고물가·고금리의 파고를 넘기엔 역부족이며, 오히려 도덕적 해이를 확산시킬 우려도 크다"며 "소상공인과 서민들이 자생할 수 있는 소득 창출과 맞춤형 채무 조정 등 실질적인 회생 대책이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