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바랜 골드뱅킹, 반짝이는 달러예금

백지현 기자
2026.07.03 04:18

금값 '온스당 3900弗대' 터치, 고금리 기조, 주식·달러 이동
3社 금뱅킹 잔액 연초比 24%↓...달러예금은 5社 9147억 늘어

금값이 3000달러대로 내려앉으면서 은행창구에서 금 투자상품을 찾는 발길이 끊겼다. 은행권에선 금값하락뿐 아니라 금리상승으로 예·적금, 달러 등 대체 투자처로 쏠린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고금리 기조와 환율강세 속 달러예금은 꾸준히 인기를 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의 6월 골드바 판매액은 325억1700만원으로 집계됐다. 고액자산가들의 재테크 수단인 골드바는 올해 1월 897억원어치 팔렸으나 △2월 542억원 △3월 523억원 △4월 490억원 △5월 322억원으로 매월 줄어든다. 5개월 만에 63%(572억원) 감소한 셈이다.

소액으로 금을 사고팔 수 있는 골드뱅킹 규모 역시 줄었다. 국민·신한·우리은행 3곳의 골드뱅킹 잔액은 6월30일 기준 1조8370억원으로 1월과 비교해 24%(926억원) 감소했다.

주요 은행 금 투자 추이/그래픽=윤선정

연초 금값이 이례적으로 급등하면서 일부 은행에서 골드바 품귀현상까지 빚어진 것과는 대조적이다. 금현물 가격은 연초 온스당 5600달러 턱밑까지 올랐지만 이후 30%가량 떨어지며 6월말 들어선 3900달러대를 터치했다. 가격이 3900달러대까지 내려온 것은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이다. 이에 연초 단기급등 이후 차익실현 매물이 나왔다.

금의 투자매력이 급감한 것은 기술주 랠리로 주식 등 위험자산 투자심리가 강화된 영향이 크다. 여기에 금리인상 기조로 금리형 상품과 달러상품에 대한 인기도 높아지면서 포트폴리오에서 금의 비중을 조정하는 움직임이 포착됐다.

한 시중은행 PB(프라이빗 뱅커)는 "금투자에서 빠진 자금이 특정 자산으로 한 번에 이동했다기보다 고객의 성향에 따라 예금, 단기채, 채권형 상품, 달러자산, 국내외 주식형 상품 등으로 분산되는 흐름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특히 고금리 기조와 환율상승 흐름이 맞물리며 금에서 빠져나온 자금 대다수가 달러로 향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원/달러 환율상승이 이어지면서 환차익의 기대감도 크다. 5대은행의 달러예금 잔액은 △4월 33억달러 △5월 11억달러 △6월 25억달러로 3개월간 매월 증가해 6월말 662억 달러로 집계됐다. 1월말 잔액과 비교해선 5억8900만달러(약 9147억원) 불었다.

금값의 전망에 대해선 시장의 의견이 엇갈린다. 여전히 단기조정은 불가피하나 연내 우상향으로 돌아설 가능성에도 무게가 실린다.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간은 올해 금값 전망을 온스당 6300달러에서 6000달러로 내리면서도 중국과 러시아 등 중앙은행의 금 매수수요의 잠재력을 높게 평가했다.

황지용 신한은행 PWM일산센터 팀장은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달러 의존도를 낮추려는 신흥국 중심 중앙은행들의 꾸준한 매수세로 인해 중장기 금값을 대부분 온스당 5000달러 이상으로 전망한다"면서도 "중앙은행들의 금리인상은 금값 전망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고 2024년 이후 유례없는 금값의 높은 상승은 단기적으로 추가 조정의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