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 어려워"… 제재 앞둔 롯데카드, 금융권 해킹 책임 어디까지

이창섭 기자
2026.07.09 15:51

롯데카드, 해킹 제재로 첫 영업정지 선례 남길 듯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 논리로 방어 나선 롯데카드
"얼마나 세게가 아닌, 어떤 기준으로 판단할지 시그널 줘야"

롯데카드, 해킹 사고 관련 제재 사항/그래픽=이지혜

롯데카드 해킹 사고 제재 수준에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조달금리 상승으로 인한 경영상 타격과 카드 모집인 생계 등 만만치 않은 영향이 예상된다. 롯데카드 측은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와 업권 간 제재 형평성 등 논리로 적극적인 방어에 나섰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달 중 롯데카드 제재 논의를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위는 지난달 안건소위를 처음으로 열며 롯데카드 제재 절차를 본격화했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영업정지 4.5개월, 과징금 50억원, 전 대표이사 문책경고 등 내용을 담은 제재안을 의결했다.

이번 제재는 금융사 해킹 사고에서 영업정지가 처음으로 논의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향후 SGI서울보증 등 유사 사고를 당한 금융사 제재 논의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에 롯데카드는 영업정지가 미칠 파장이 크다며 신중한 처분을 호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업정지 4.5개월이 내려지면 회사와 여러 이해관계자에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우선 영업정지 확정 시 신규 회원 모집이 제한되며 카드론 등 수익성 높은 핵심 영업을 하지 못한다. 2014년 정보 유출 사고에서도 롯데카드는 3개월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는데 당시 개인 회원 수는 1년 만에 약 10% 감소했었다.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이용자 297만명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한 롯데카드에 대해 과징금 처분이 내려진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롯데카드 본사가 입주한 오피스 빌딩 모습.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지난 11일 전체회의를 열고 롯데카드에 대해 과징금 96억2000만원, 과태료 480만원 부과를 의결했다. 2026.03.12. dahora83@newsis.com /사진=배훈식

가장 큰 타격은 조달금리 상승이다. 롯데카드 신용등급은 'AA-'로 경쟁사 대비 낮은 편이다. 영업정지 처분이 내려지면 롯데카드의 시장 지위력이 약해지고 채권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에 상당한 차질이 예상된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롯데카드가 경영상 중대한 타격을 받는다면 결국 조달금리 때문일 것"이라며 "최근 모든 카드사의 가장 큰 고민과 걱정이 조달금리 상승"이라고 말했다.

또 영업정지 제재는 롯데카드 모집인과 텔레마케터 생계에도 타격을 입힌다. VAN(밴), 제휴사, 가맹점 등에도 연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최근 법원이 금융당국의 영업정지 처분에 잇따라 제동을 건 점은 롯데카드 측 방어 논리에 힘을 싣는다. 앞서 법원은 빗썸과 코인원이 금융정보분석원(FIU)을 상대로 낸 영업 일부정지 집행정지 신청을 각각 인용했는데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인정된다고 판단해서다.

중복 제재와 타 업권과의 형평성 문제도 있다. 롯데카드는 해킹 사고로 금융당국과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로부터 각각 제재받는다. 이미 확정된 처분과 전체 경영상 불이익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최종 제재 수준을 결정해야 한다는 게 회사 입장이다.

또 신용카드사는 다른 업권에 비해 해킹 제재 수준이 높다. 카드사는 해킹으로 인한 영업정지 처분 시 기본적으로 3개월이 적용된다. '여신전문금융법'이 적용돼서다. 반면 은행이나 증권사, 보험은 '전자금융거래법'을 적용받아 1개월 처분이 적용된다. 통신사는 아예 '정보통신망법'에서 영업정지 조항이 존재하지 않는다.

금융권 관계자는 "시장이 기대하는 건 '얼마나 세게'가 아닌 '어떤 기준으로 판단할 것인가'에 관해 명확한 시그널을 주는 것"이라며 "금융사가 이에 따라 보안 투자와 사고 대응 방식을 세우는 등 향후 기준점을 삼을 정도로 의미가 크기에 균형 잡힌 최종 판단이 나오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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