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카드 해킹 사고 제재 수준에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조달금리 상승으로 인한 경영상 타격과 카드 모집인 생계 등 만만치 않은 영향이 예상된다. 롯데카드 측은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와 업권 간 제재 형평성 등 논리로 적극적인 방어에 나섰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달 중 롯데카드 제재 논의를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위는 지난달 안건소위를 처음으로 열며 롯데카드 제재 절차를 본격화했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영업정지 4.5개월, 과징금 50억원, 전 대표이사 문책경고 등 내용을 담은 제재안을 의결했다.
이번 제재는 금융사 해킹 사고에서 영업정지가 처음으로 논의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향후 SGI서울보증 등 유사 사고를 당한 금융사 제재 논의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에 롯데카드는 영업정지가 미칠 파장이 크다며 신중한 처분을 호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업정지 4.5개월이 내려지면 회사와 여러 이해관계자에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우선 영업정지 확정 시 신규 회원 모집이 제한되며 카드론 등 수익성 높은 핵심 영업을 하지 못한다. 2014년 정보 유출 사고에서도 롯데카드는 3개월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는데 당시 개인 회원 수는 1년 만에 약 10% 감소했었다.
가장 큰 타격은 조달금리 상승이다. 롯데카드 신용등급은 'AA-'로 경쟁사 대비 낮은 편이다. 영업정지 처분이 내려지면 롯데카드의 시장 지위력이 약해지고 채권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에 상당한 차질이 예상된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롯데카드가 경영상 중대한 타격을 받는다면 결국 조달금리 때문일 것"이라며 "최근 모든 카드사의 가장 큰 고민과 걱정이 조달금리 상승"이라고 말했다.
또 영업정지 제재는 롯데카드 모집인과 텔레마케터 생계에도 타격을 입힌다. VAN(밴), 제휴사, 가맹점 등에도 연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최근 법원이 금융당국의 영업정지 처분에 잇따라 제동을 건 점은 롯데카드 측 방어 논리에 힘을 싣는다. 앞서 법원은 빗썸과 코인원이 금융정보분석원(FIU)을 상대로 낸 영업 일부정지 집행정지 신청을 각각 인용했는데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인정된다고 판단해서다.
중복 제재와 타 업권과의 형평성 문제도 있다. 롯데카드는 해킹 사고로 금융당국과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로부터 각각 제재받는다. 이미 확정된 처분과 전체 경영상 불이익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최종 제재 수준을 결정해야 한다는 게 회사 입장이다.
또 신용카드사는 다른 업권에 비해 해킹 제재 수준이 높다. 카드사는 해킹으로 인한 영업정지 처분 시 기본적으로 3개월이 적용된다. '여신전문금융법'이 적용돼서다. 반면 은행이나 증권사, 보험은 '전자금융거래법'을 적용받아 1개월 처분이 적용된다. 통신사는 아예 '정보통신망법'에서 영업정지 조항이 존재하지 않는다.
금융권 관계자는 "시장이 기대하는 건 '얼마나 세게'가 아닌 '어떤 기준으로 판단할 것인가'에 관해 명확한 시그널을 주는 것"이라며 "금융사가 이에 따라 보안 투자와 사고 대응 방식을 세우는 등 향후 기준점을 삼을 정도로 의미가 크기에 균형 잡힌 최종 판단이 나오길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