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억원 "실패한 분들 끝까지 쫓을 건가…포용금융 넓혀야"

김미루 기자
2026.07.16 09:39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16일 오전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뉴스공장 겸손은 힘들다'에 출연했다. /사진=유튜브 갈무리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채무조정을 둘러싼 도덕적 해이 논란에 대해 "실패한 분들, 빚도 감당하지 못하고 기반을 잃어버리신 분들을 과연 계속 쫓아다닐 거냐"며 "적절히 정리하고 다시 새출발하는 제도를 만들어야 사회가 유지된다"고 16일 밝혔다.

이 위원장은 이날 오전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뉴스공장 겸손은 힘들다'에 출연해 "포용금융은 크게 보면 금융의 범위와 경계를 넓히는 것"이라며 "지금은 금융이 고신용자와 담보가 많은 사람들에 집중되다 보니 많은 분들이 떨어져 나가고 배제된다"고 이같이 밝혔다.

이 위원장은 "금융의 역할은 위험을 회피하는 게 아니라 위험을 측정, 평가, 관리, 부담, 구조화해서 가능한 한 많이 금융 안으로 들이고 그 안에서 다시 신용이 되는 분들은 더 올라갈 수 있게 하는 것"이라며 "은행이 너무 좁게 받다 보니 제2금융권이나 다른 쪽에서 고금리로 높여 가고 이를 감당 못하면 지하경제로 떨어진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사회가 실패하신 분들에 대해 어떻게 재기하게 할지, 이분들을 어떻게 처리할 것이냐의 문제"라며 "회생은 돈을 이 정도 벌면 생계비를 빼고 일정 부분을 계속 갚아 나가도록 채무를 조정하는 것이고, 그것도 안 되는 분들은 파산한 다음 기간이 지나면 다시 출발하게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렇게 해야 이분들도 다시 경제생활로 복귀하고 다시 소비자가 되고 납세자가 되면서 돌아간다"며 "이것은 시혜나 배려가 아니라 사회의 지혜였고, 이를 제도화한 것"이라고 했다.

이억원 위원장 "도덕적 해이 아니라 관심과 관리 문제"

금융회사의 연체채권 관리 방식도 제도적으로 바꾼다고 했다. 이 위원장은 "대통령도 강조하는 게 일시적으로, 일회적으로 하는 게 아니라 제도화하고 항구화하라는 것"이라며 "금융기관과 채무자와의 관계를 정상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연체채권 관리 방안에 대해 "조기에 채무 조정을 해야지 눈덩이가 불어나면 나중에 감당이 안 된다"며 "조기에 봐서 안 되겠다 싶으면 이자를 깎아주거나 상환을 유예해 주는 방식으로 해결할 것은 조기에 해결해야 한다"고 했다.

금융회사가 연체채권을 외부에 매각한 뒤 책임에서 벗어나는 관행에 대해서는 원채권자의 책임과 의무를 강화한다고 했다. 이 위원장은 "처음에는 고객으로 초청해 놓고 연체하고 나면 내팽개치는 구조"라며 "채권을 넘길 때 그 사유도 보고하고, 넘겨받은 사람이 제대로 하고 있는지 관리·감독권도 갖고 조건도 부여하는 식으로 규율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멸시효를 자동 연장하는 관행도 개선한다. 이 위원장은 "시효가 5년인데 5년이 지나고 나서 기계적으로 연장해 버린다"며 "원래 5년이 지났다는 것은 상환 능력을 다시 한번 심사해 보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채무자가 채무조정을 신청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문제도 지적했다. 그는 "채무조정의 문을 두드리는 시점을 봤더니 보통 42개월 이후였다"며 "다 버티다가 오면 해결하기가 굉장히 어려운 것"이라고 말했다.

카드대란 당시 금융회사의 출자로 만든 유동화전문회사 상록수가 20년 넘은 연체채권을 추심한 데 대해 이 위원장은 "당시에는 다중채무를 모아 채무조정을 해 나가면 합리적으로 되지 않겠느냐는 선의로 만들었지만 관리를 안 하다 보니 계속 연장됐다"며 "금융사 대표들에게 이야기했더니 최상층부에서는 이 회사가 존재하는지도 몰랐다. 도덕적 해이 문제가 아니라 관심과 관리의 문제"라고 했다.

이억원 위원장 "금융위 B2B 기관에서 B2C 기관으로"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15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부동산 금융정책 국민 의견 경청 토론회에서 패널들의 토론을 듣고 있다. /사진=뉴시스

부동산 대출과 관련해서는 실수요자 지원과 가계부채 관리에 대한 의견이 팽팽히 맞선다고 전했다. 이 위원장은 전날 열린 부동산 정책 국민 대토론회에 대해 "청년대출과 전세대출, 이주비 대출, 가계부채 총량 관리 네 가지 주제가 있었다"며 "한쪽에서는 실수요자가 필요한 부분은 풀자고 하고, 다른 쪽에서는 부동산시장이 불안한데 그랬다가는 더 큰일 난다고 팽팽히 맞서서 다양한 의견을 청취했다"고 했다.

국민성장펀드는 기존 150조원에서 200조원으로 확대한다. 이 위원장은 "최근 투자 수요도 많은데 3대 메가 프로젝트도 있고 집행 속도도 빠르다"며 "퓨리오사와 리벨리온 같은 AI(인공지능) 기업, AI 데이터센터, 3대 메가 프로젝트로 에너지 인프라와 관련 생태계에 장기 모험자본을 공급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234만명이 가입을 신청한 청년미래적금에 대해서는 "청년들이 처음 출발할 때 그래도 뭔가 목돈이나 종잣돈이 있어야 한다"며 "청년들 사이에서는 '필템'이라고 하냐 '필수 아이템' 정도로 정보가 확산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금융위는 이제 B2B 기관에서 B2C 기관으로 바뀌어야 한다"며 "금융기관을 주로 상대하고 이를 통해 간접적으로 국민과 접촉했다면 이제는 국민과 직접 접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이라는 것은 국민들에게 가장 필수적이고 가장 영향력을 많이 미치는 영역"이라며 "최종 단계를 항상 염두에 두고 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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